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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미술] 달빛 비치는 강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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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씨로 추석 달을 못 본 것이 아쉬웠는데 지난밤 맑게 갠 초저녁 하늘에 높이 뜬 달을 보았다. 간혹 귀갓길에 빌딩 사이로 돋아 오르는 보름달을 우연히 볼 때가 있는데 순간 누구라도 우리가 무엇인가 근원적인 것에 아직 닿아 있다는 기분을 경험할 것이다. 초저녁 만월을 그린 멋진 그림으로는 17세기 네덜란드 풍경화가 반 데르 니어의 이 작품을 꼽지 않을 수 없다. 그림 속은 아직 푸른 빛이 사라지지 않은 초저녁 같은데 구름 걷힌 넓은 하늘 한가운데 반공으로 솟아오르는 둥근 달이 맑고 환한 빛을 어둠이 깔린 마을과 길에 교교히 내리비춘다. 물가 포구에는 늦은 일손들이 남아 그물을 걷고 어구를 정리하는 모습이 달빛을 반사하는 수면을 배경으로 실루엣처럼 보인다. 달구지꾼들이 돌아가는 길에는 마중을 나와 짖어대는 개들과 떨렁거리는 말방울 소리가 삽시간 고요한 밤공기를 울리는 듯하다. (성가시게 구는 개를 말리는 것인지) 가편하는 앞사람은 익숙하게 집을 찾아가는 말을 재촉하고 빈 수레 위에 조는 듯 앉아 오는 이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풍경화에 능숙한 작가지만 지친 듯 보이는 말들의 걸음걸이와 사람을 보고 달려나오는 개들의 활발한 모습의 대조나, 길옆 물웅덩이에서 아직 잠들지 않은 오리들의 움직임까지 놓치지 않고 있다. 이런 세세한 묘사들이 작은 흑백사진으로는 잘 알아볼 수 없을지 모르지만 해상도 높은 암스테르담국립미술관 소장품 사진에서 좀 더 잘 확인할 수 있다.

김영동(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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