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 남성 손영철(가명) 씨는 몇 년간 반복되고 있는 코막힘과 콧물 증상으로 인해 거의 매달 이비인후과에서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보통 1, 2주 정도 치료하면 증상이 완화되는 듯했으나, 감기 기운이 있거나 몸이 조금만 피곤해지면 어김없이 재발했다.
최근 1년 동안은 냄새도 잘 맡지 못하게 되어 코 정밀검사를 받았다.
이비인후과 검사(코 내시경, 알레르기 반응 검사, X-ray, CT 등)를 통해 코 안의 연골이 심하게 휘어 있음이 발견되었고, 만성 코막힘으로 인해 부비강내에도 만성 염증과 낭종이 생긴 것이 확인됐다. 해결책은 수술이었다.
코 수술 후 1개월이 지난 지금 평소 심했던 후비루(postnasal drip'콧물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목 뒤로 넘어가 기관지로 흘러들면서 기침과 구취를 일으키는 병)나 코막힘 증상 등이 거의 없어졌고, 냄새도 잘 맡을 수 있게 되었다.
손 씨는 "코 수술 후 커피향도 잘 느낄 수 있고, 코막힘 증상이 있을 때보다 훨씬 생활이 즐겁다. 입맛도 돌아오는 것 같아서 살맛난다"고 했다. 코막힘이 그의 일상생활에 얼마나 많은 불편과 고통을 줬는지 짐작할 만하다. 그는 "더불어 야간 코골이 증상까지도 함께 좋아져 잠도 푹 잘 수 있고, 아침에 일어나면 상쾌하다"고 덧붙였다.
코막힘은 어떤 방법으로 치료할까? 심하지 않을 경우 항히스타민제나 점막 수축제와 같은 약물을 쓰게 되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코 안 연골이 휘었거나 코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부어 약물을 써도 줄어들지 않는 경우 수술치료가 불가피하다.
서양인의 경우 콧대가 높아 비중격 연골(코 안에서 콧구멍 안을 양쪽으로 나누고 있는 연골 막)이 비교적 수직에 가까운 모양을 갖추어 단단한 반면, 동양인의 경우 연골 자체가 약하고 콧볼이 상대적으로 퍼져 있어 코 안 연골이 휜 경우가 많다.
전체 인구의 약 70% 이상이 코 안 연골이 휜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이들 모두에게 증상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안면 교정 수술이나 코 성형 이후에 코막힘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늘고 있는 추세다. 과거에는 휘어진 코 연골을 단순히 제거하는 수술을 했으나 최근에는 휘어진 연골을 채취해 바르게 펴서 주입하고 여분의 연골은 코끝 처짐과 같은 부족한 코 모양을 보강해주는 용도로 활용하기도 한다.
약물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부은 코 점막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의 원인이 된다. 특히 연골의 휨과 함께 동반된 비염은 양쪽이 번갈아 막히는 특징이 있다. 이는 야간에 코골이나 수면 무호흡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때는 CO₂레이저로 점막을 파괴하는 수술을 많이 했으나, 3천℃ 이상의 고열로 인해 조직 파괴가 심하고 수술 후 심한 상처가 남는 문제점으로 최근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경증의 비염이나 나이가 어린 경우(만 18세 미만), 고주파를 이용하면 부은 점막을 줄여 코막힘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증상에 따라 2, 3년 간격으로 재시술할 수 있다. 고주파 수술은 바늘 모양으로 된 기구를 코 안 점막에 삽입해 고주파를 쏘는 방법이다.
정도가 심한 성인의 경우, 내시경을 이용해 점막하 절제 수술을 시행함으로써 코 점막의 기능은 최대한 살리면서 크기만 줄여 주는 수술이 유용하다. 내시경은 출혈이 적으며, 시야가 좋아 코 앞쪽뿐 아니라 뒤쪽의 점막까지도 세밀하게 관찰하며 수술할 수 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김광훈 맥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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