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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사] "전통을 이해해야 비로소 창조 나온다"…김현철 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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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서 '옛 것을 복습하여 새 것을 아는 이라면 가히 남의 스승이 될 만하다'(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고 말했다.

무엇보다 독창성과 창의성이 중시되는 예술의 영역에서는 '온고지신'정신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한국화의 새 장을 열어가고 있는 금릉(金陵) 김현철(53) 화백은 "창조는 최고의 작품을 모방하는 가운데서 나올 수 있다"며 "창조가 창조이기 위해서는 전통에 대한 깊은 이해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화를 그리는 화가로서 살아온 김 화백의 삶은 '온고지신' 그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젊은 시절에는 서양화를 만났을 때의 매력에 심취, '퓨전'(Fusion)에 빠져든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화가에게 서양화와의 접목은 '발이 땅에 닿아 있지 않은 키가 맞지 않는 느낌'을 해소하지 못했다. 그때부터 그는 다시 '전통'과'뿌리''근본'을 좇기로 하고 스승은 물론이고 선'후배들로부터 '그만 하면 됐다'고 할 때까지 20여년 동안 한국화 전통기법 모사와 나름의 화풍 정립에 정진해왔다.

김 화백은 "독일교류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설프게 그들의 화풍을 따라가는 나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새삼 절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백의 미를 강조한 한국화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김 화백은 최근 소재의 폭을 넓혔다. 기존 한국화가 주로 그려 온 사군자(四君子)와 동양적 산수(山水)의 틀을 벗어나기로 한 것이다.

전신을 담은 초상화에 집중하기도 하고 경복궁과 수원 화성 등 우리 옛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기도 한다. 올해에는 제주도와 바다를 전통기법으로 되살리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전통적인 한국화 기법에 현재를 살고 있는 저의 인식세계를 얹습니다. 그렇게 정립된 나름의 시선으로 보다 다양한 대상을 관찰하고자 합니다. 그것이 결국에는 한국화의 지평을 넓히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최근 김 화백은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들의 초상화를 한국화 전통방식 그대로 선보일 수 있는 방안을 궁리 중이다. 민족지도자, 독립운동가, 정치가, 스포츠 스타, 문화예술계 거목들의 초상을 서양화풍이 아니라 우리 전통방식으로 화폭에 담아 기록으로 남겼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적어도 대통령이나 국회의장 등 국가를 대표하는 인사들의 초상화는 지금부터라도 한국화풍으로 그리는 것이 순리라는 것이다.

그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사람은 주머니가 넉넉하지 못하고 재정적 여력이 있는 사람은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조화가 존재하고 있다"며 "작가들의 왕성한 예술적 창의력이 꽃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화백은 경북 김천 출신으로 김천 서부초, 성의중, 김천고, 서울대 회화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동양화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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