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 비정치권 후보들의 파상공세에 맞서 자체 후보를 배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공천 작업은 민주당이 한나라당보다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시민사회 후보와의 단일화가 남아 있어 속단은 이르다. 그래도 안철수 바람 직후와 같은 '패배주의'는 많이 사라진 상태다.
▷민주당은 이달 15일 천정배(4선'경기 안산 단원 갑)'추미애(3선'서울 광진 을)'박영선(재선'서울 구로 을) 국회의원과 신계륜 전 국회의원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네 후보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 참석, 당 지도부와 당직자들 앞에서 출마의 변을 밝힌 뒤 18일과 19일 각각 서울 마포구와 노원구에서 합동연설회를 가졌다. 현재는 텔레비전 토론회를 통해 자신의 이름과 정책 알리기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각종 합동연설회와와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천 후보는 '수권 정당의 면모 과시', 추 의원은 '야권 후보 통합 과정에서의 경쟁력', 박 의원은 '젊은'엄마 서울시 구현', 신 전 의원은 '민주당의 서울시 구하기'를 강조했다.
민주당은 25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결과를 절반씩 반영하는 방식으로 경선을 실시한다. 시민사회진영 대표후보인 박원순 변호사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는 서울시장 후보 등록일인 내달 6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야권에서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시민사회진영 대표 박원순 후보 간의 단일화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당으로서 서울시장 선거라는 '거대 공직선거'에 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은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서울시장 선거에서의 연대를 조건으로 추진된 사안이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제1야당이 서울시장 선거 후보 결정을 위한 경선은 해 놓고 후보를 못 낸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박원순 변호사로 단일화되면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든지,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가 결정되면 시민사회진영의 역할을 나름 보장하는 타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내달 4일까지 후보를 최종 결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가장 유력한 당내 주자인 나경원(재선'서울 중구) 최고위원이 최근 간접적으로나마 출마 의사를 밝혀 진도가 나갈 수 있게 됐다. 나 의원은 18일 자승 대한불교 조계총 총무원장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나라와 당의 미래를 위해 언제든지 헌신하고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는 뜻을 밝혔다. 정치권에서 나 최고위원이 사실상 출마선언을 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현재 한나라당에서는 김충환(재선'서울 강동구 갑) 의원이 출마를 공식 선언했으며 권영진(초선'서울 노원구 을)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완전경선(책임당원 20%+일반당원 30%+국민선거인단 30%+여론조사 20%)을 치르거나 별도의 규칙을 정해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 가운데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나 최고위원이 출마할 경우 현재 거론되고 있는 당내 후보들과의 지지율 격차가 너무 커 추대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와 이석연 변호사와의 단일화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범여권에선 단일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을 뿐 아니라 이석연 변호사 역시 한나라당에 서운함을 표시하고 있으나 단일화 여지를 남겨두고 있어서다. 한나라당은 나 최고위원의 인지도와 대중적 지지가 아주 높아 보수성향의 시민사회 진영이 한나라당을 돕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석연 변호사와의 단일화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 밖에 있다가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는 분석이 많다"며 "나 최고위원의 결정이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22일과 23일 양일간 경선 출마 후보 등록을 받기로 돼 있어 나 최고위원의 출마선언은 후보 등록 시점과 맞물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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