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이 언제인지도 모르는 시민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그에 비해 외국인들 사이에선 한글의 우수성과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목소리가 새삼 힘을 얻고 있다.
◆"한글날이 언제죠?"
26일 오후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 캠퍼스에서 만난 학생 20명을 대상으로 '한글날이 언제인지'를 물었다. '10월 9일'이라고 정확히 답한 사람은 7명뿐. 나머지 13명은 머리를 긁적이며 "모른다"고 답했다.
경북대 2학년 차모(22) 씨는 "중'고교 때는 백일장이나 한글날 기념 행사가 많아 기억했지만 지금은 한글날이 언제인지 달력을 찾아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했다. 한글날이 10월 15일이라고 답한 조모(19'경북대 1학년) 씨도 "이런 중요한 날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부끄럽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6월 발행한 '한글날 공휴일 지정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녀 1천500명 중 63%(945명)만 한글날을 기억하고 있었다. 2년 전만 해도 88%가량이 한글날을 기억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25일 국정감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한류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글의 가치와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한글 경시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며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을 주장했다.
◆외국인은 "한글 원더풀~"
영어강사 크리스토퍼 와고(27'미국) 씨는 '황기동'이라는 한국 이름까지 갖고 있다. 영화 '과속 스캔들'을 본 뒤 영화 속에 나오는 인물 이름을 따 지은 것이라고 했다.
와고 씨는 "한글의 가장 큰 매력은 규칙만 제대로 익히면 정확한 발음을 구사할 수 있는 점"이라며 "영어권은 같은 알파벳도 발음이 다를 때가 있지만 한글은 변칙이 거의 없는 솔직한 문자"라며 찬사를 보냈다.
한글 디자인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기업인 ㈜산돌티움은 훈민정음 넥타이와 한글 티셔츠, 목걸이와 명함 케이스 등을 제작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무대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산돌티움 기획팀 관계자는 "최근 한 정부기관에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한글 디자인 상품을 선물로 주고 싶다'고 해 계약을 맺었다"며 "많은 외국인들이 한글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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