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품격 벨칸토·서정적 아리아 압권

유럽에서 활동 한·일 두 성악가가 말하는 '돈 파스콸레'

오페라
오페라 '돈 파스콸레' 연습 중인 바리톤 나유창(총 든 사람)과 말라테스타 역의 김상충.

유럽에서 활동 중인 동양의 두 성악가가 대구오페라축제 무대에 선다. 유럽 최정상급 바리톤으로 독일 퀼른 음대교수인 나유창 씨와 이탈리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테너 야수 나카지마(일본) 씨가 7일과 8일 대구오페라 하우스에서 열리는 '돈 파스콸레'에 돈 파스콸레(나유창)와 에르네스토(야수 나카지마)로 나란히 출연하는 것이다. 두 사람은 '돈 파스콸레' 둘째 날 공연인 8일 무대에 선다.

오페라 '돈 파스콸레'는 도니제티 특유의 서정미와 품격 넘치는 벨칸토 음악이 특징인 작품으로 돈 많은 늙은이 돈 파스콸레가 재산을 지키기 위해 펼치는 사투를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저 기사의 눈길' '난 망했네' '아름다운 밤' 등 주요 아리아들이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욕심 많은 늙은이 돈 파스콸레 역을 맡은 바리톤 나유창 교수는 "오페라에서 바리톤은 보통 악역, 훼방꾼이 많은데, 돈 파스콸레는 욕심쟁이지만 재미있고, 너그러운 노인이다. 바리톤이 이처럼 매력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작품은 드물다"고 말한다.

한국 공연이 처음인 야수 나카지마 씨는 "에르네스토는 젊고 복잡하지 않은 인물이다.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청년인데, 내게 잘 어울리는 캐릭터다"고 말한다. 실제로 야수 씨는 귀엽고 여린 얼굴이었다.

한국인 최초로 퀼른 음대 교수에 임용된 나 교수는 "오페라는 아직 고급 예술, 비싼 예술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더 많은 관객들이 경제적 부담을 느끼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규모가 대구의 반밖에 안 되는 독일의 많은 도시들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다. 문화예술에 대해 시당국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몇 차례 리허설을 마친 야수 씨는 "오페라 하우스는 부대시설이 다소 아쉽지만 공연장 자체는 노래와 감상에 적합하다. 특히 좌석 규모가 적당해서 목소리의 미묘한 색깔, 질감, 볼륨의 차이를 잘 전달할 수 있다"고 했다. 야수 씨는 오페라 '아이다'의 라다메스 장군이 웅장함을 특징으로 하는 테너라면, 자신은 서정적이고 우아함을 특징으로 하는 테너라고 덧붙였다.

이번 '돈 파스콸레' 공연에는 예술총감독 이형근 오페라 하우스 관장을 비롯해 카이로심포니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이자 유럽정상급 마에스트로인 마르첼로 모타델리, 동양의 정서를 잘 아는 유럽 정통파 연출가 다리오 포니시, 세계적인 바리톤 나유창과 테너 야수 나카지마, 연기파 성악가 히타케야마 시게루, 벨칸토 소프라노 최윤희 등이 출연해 완벽한 호흡과 조화로운 앙상블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나유창 교수는 "이 작품은 줄거리가 비교적 간단하지만, 음악적 움직임이 굉장히 다양한 작품이다. 음악적으로 긴장과 이완을 잘 표현하는 작품으로 가수들의 상호 협조와 화음, 조화가 중요한 감상 포인트다"고 말했다. 한국, 독일,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 제작진과 출연진이 함께 만든 야심작이다. 1843년 1월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극장에서 초연됐으며, 19세기 초 로마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공연정보=대구오페라하우스/7일 오후 7시30분, 8일 오후 3시/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 B석 2만원, C석 1만원/공연시간 120분/1544-1555, 053)666-6153, 053)666-6111.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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