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탱크룸 브리핑 '혈맹' 재확인…상·하원 연설 기립박수

"신속한 FTA 비준 감사" 한미정상회담 화기애애 "필요시 통화스와

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통해 한미 양국 간의 숙명적 동반자 관계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4일 디트로이트의 한 자동차 공장을 오바마 대통령과 같이 방문, 한미 FTA에 대해 짧은 연설을 하고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

이 대통령의 13일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은 의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약 45분간 진행됐다. 당초 연설은 약 30분 정도로 예상됐지만 이 대통령의 입장과 퇴장 때를 포함해 모두 45차례나 의원들의 박수가 터지면서 연설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45차례의 박수는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한 외국 국가원수 가운데 최다 기록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연단으로 오르면서 의원들과 반갑게 악수를 했고, 연단에 오른 뒤에도 기립 박수가 계속되자 손을 흔들며 영어로 '땡큐'라고 사례하고는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소개를 받은 뒤 연설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미 의회가 한미 FTA를 신속하게 비준해준 것을 높이 평가했고 그러자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이 대통령은 연설 도중 한국전 참전 의원들에게 영어로 "You are still young. You look a young boy."(여전히 젊어 보인다. 소년 같다)라는 덕담을 건네기도 하고 말미에 또 "God bless you, God bless America."(신의 가호가 있기를)라고 영어로 연설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의회 연설은 양국 간의 숙명적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 60년 가까이 지속돼 온 한미 동맹 관계가 상호 발전에 기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도 양국 동맹 관계를 더욱 강화해 서로의 당면 과제와 국제 문제를 함께 해결함으로써 '동반 성장'의 길을 걷자고 역설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동일한 소명'에 직면했다고 전제하면서 "과거에 항상 그래 왔듯이 도전에 함께 맞서 나가자"며 동지 의식을 거듭 부각했다.

또 미국 역시 동북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세계 경제'무역 대국으로서의 위치를 유지하려면 '혈맹' 한국의 도움과 관계 발전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함께 강조하기도 했다.

연설이 끝나자 퇴장하는 이 대통령에게 20여 명의 상'하원 의원들이 몰려와 연설원고에 사인을 받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미 정상회담

미의회 연설에 앞서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단독회담과 정상회담을 각각 1시간 20분, 40분간 가졌다.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 정상은 각각 모두발언을 하면서 악수와 깊은 포옹을 나누는 등 돈독한 우의를 과시했다.

양국 정상은 기자회견을 통해 2009년 6월 채택한 '동맹 미래비전'의 취지를 재확인하고 한미동맹을 다원적인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또한 세계 경제위기에 따른 불완전성 증대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이 환율안정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향후 필요시 양국 금융당국 간 '통화 스와프'(통화 맞교환)를 비롯한 구체적인 협력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미국의 파격적인 이 대통령 의전

이 대통령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행정부, 의회가 파격적인 의전도 화제다.

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 맞춰 이례적으로 상'하원이 신속하게 한미 FTA 이행법안을 처리한 데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외국 국가원수를 워싱턴 D.C 외곽의 한식당으로 초청, 비공식 만찬을 함께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의 비공식 만찬을 백악관이 아닌 외부에서 한 것도 이례적인데다, 자국 음식이 아닌 상대국의 전통 음식을 메뉴로 선택한 것도 이 대통령에 대한 파격적인 예우라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또한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미 국방부(펜타곤)의 심장부인 '탱크룸'을 방문, 미 합참의장 등 미군 수뇌부로부터 안보 정세에 대해 브리핑을 받기도 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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