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정태의 중국책읽기] "문화소프트파워로 세계 지배 꿈꾸다"

唐代興탕다이싱, '文化軟實力戰略硏究 문화소프트파워전략연구'(北京: 人

唐代興탕다이싱, '文化軟實力戰略硏究 문화소프트파워전략연구'(北京: 人民出版社, 2008)

중국의 색깔이 바뀌고 있습니다. 누런색 일색이던 중국에 형형색색의 컬러가 배합되고 있습니다. 가을이라는 계절 탓만은 아닌 듯합니다. 베이징 공항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보면 그 원인을 알 수 있습니다. 각양각색의 피부와 복장을 한 사람들이 끊임없이 드나들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 대부분은 중국인이거나 아시아인이었습니다. 그렇던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문화올림픽을 목표로 했던 중국의 전략에 세계인들이 유인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탕다이싱 교수의 '문화소프트파워전략연구'(베이징: 인민출판사, 2008)를 보면 중국변화의 이면에는 중화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비장의 카드가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문화소프트파워입니다. 탕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의 문화소프트파워전략은 조지프 나이의 '소프트파워'개념을 중국의 상황에 적용한 것입니다. '비강제적 수단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을 소프트파워라고 정의하고, 중국문화가 가장 주효한 소프트파워의 수단이라고 규정한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전통중국문화의 복원이나 세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일반적인 대중문화만을 지칭하는 것도 아닙니다. 중국이 말하는 문화소트프파워는 국가에서부터 개인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사항을 담고 있습니다. 국가수준에서는 중국이 가진 정치가치관, 제도, 외교 그리고 국민의 자질을, 지역 수준에서는 공공관리, 지역문화, 인구의 자질과 주거환경 등을, 경제영역에서는 조직과 제도, 기업문화, 상표와 서비스, 직원의 자질과 사회적 책임을, 개인적 수준에서는 성격, 능력, 품성 그리고 의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일등국가, 일등국민의 자질과 조건을 문화소프트파워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탕 교수는 문화소프트파워라는 추상적 개념을 현실화시키려면 경제력과 군사력을 비롯한 전통적인 국력의 개념인 하드파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강한 중국이 문화중국을 만들고 문화중국이 중화제국을 부활시킨다는 의미입니다.

이미 중국의 문화소프트파워전략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계 전역으로 공자학원이 확산되고, 중국어를 배우려는 수가 폭증하고, 중국풍의 상품이 세계인들의 생활을 꾸리고 있습니다. 세계인의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축제도 '메이드 인 중국'제품으로 준비되고 있습니다. 아마 조만간 크리스마스트리에 붉은 별과 한자 장식들이 하나씩 늘어나게 될 것이고, 홍등을 든 판다곰이 루돌프 사슴을 대신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중국의 문화소프트파워전략입니다.

이정태(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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