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 보는 한의학] 비염

사지말단 경혈 침·뜸, 증상 개선 도움

가을이면 비염이 심해진다. 많은 사람들이 코막힘, 콧물, 재채기 등으로 계절의 변화를 알린다. 여름 내 찬 음식을 과하게 먹거나 과도한 물놀이를 하고 열대야 때문에 수면 부족 등을 겪었다면 비염은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이는 인체가 너무 냉해지고 균형이 깨져 면역기능이 저하됐기 때문.

코는 외부 공기를 걸러주고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코가 막히면 구 호흡, 즉 입으로 주로 호흡하게 된다. 이 때문에 공기 중 먼지와 세균은 코의 필터링을 거치지 못하고 바로 목과 폐로 흡입돼 감기에 잘 걸리게 되고, 감기는 다시 비염을 악화시킨다.

비염은 코막힘을 일으켜 머리를 무겁게 만들고, 쉴 새 없이 흐르는 콧물은 비성 주의산만증을 일으킨다. 수면 중 코막힘은 수면장애를 일으키고, 만성피로로 이어진다. 만성피로는 면역기능을 저하시키고, 결국 비염은 더 악화된다.

이런 만성적 비염을 제대로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동의보감에선 비염을 비색(코막힘), 비구(콧물), 분체(재채기)라고 했다. 이런 증상들은 폐(肺), 비(脾)의 기능이 떨어져 생긴다고 한의학에서는 보고 있다.

한의학의 비염 치료는 빠른 증상 개선을 위해 코 주위와 사지말단의 경혈 자리에 침과 뜸 외용제 등을 활용한다. 그리고 한약 투여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호흡기, 소화기의 기능을 강화시켜 비염의 근본 치료와 면역력 향상을 도모한다.

일상에서 비염에 주의할 점과 도움이 되는 습관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코 안의 구조와 생리를 알 필요가 있다. 코 안에는 해면체 조직으로 된 비갑개라는 구조물이 공기 유입량을 조절한다. 비갑개에 혈액이 몰리면 공기 통로가 좁아지고, 혈액이 줄어들면 공기 통로가 넓어진다. 즉 코막힘이란 비갑개에 혈액이 몰리고 부어서 코 안 통로가 좁아진 것이다.

인체 활동량이 많거나 양기(陽氣)가 우세한 낮 또는 따뜻한 여름에는 혈류순환이 빨라져 필요 산소량이 많아진다. 따라서 호흡기로 공기를 많이 공급하기 위해 비갑개가 수축해 공기통로가 넓어지는 것이다. 활동량이 적거나 음기(陰氣)가 우세한 밤 또는 추운 겨울에는 혈류 순환이 느려지고 필요 산소량이 적어진다. 따라서 비갑개가 팽창하여 공기 통로가 좁아진다.

따라서 평소 따뜻한 물을 자주 먹고, 따뜻하게 입고, 실내 환기를 자주 시켜주고, 심폐 기능을 높여주는 유산소 운동과 적당한 근육운동을 통해 적절하게 체온을 높여 놓으면 비염 예방과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김주봉 코끼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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