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체육이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
경북도는 이달 6~12일 경기도에서 열린 제92회 전국체육대회에서 16개 시'도 중 종합순위 4위를 차지, '웅도'의 기치를 드높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도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도민 절대다수는 전국체전이 어디에서 열렸는지조차 모르고 있으며 종합순위에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시리즈 3면
특히 경북도는 학교, 실업팀의 연계를 통한 일자리 창출(선수 육성)과는 거리가 먼 소수의 '국내 용병'(스타플레이어)을 영입, 전국체전 성적내기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경북도가 수확한 금메달 현황에 따르면 일반부에서 획득한 금메달 59개 중 49개(83%)가 타 지역(출신 중'고교 기준) 선수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4관왕에 오른 핀수영의 김보경(경북도청)과 체조의 조현주(경북도청)는 각각 경기도, 울산 출신이다. 한국기록을 수립한 역도의 김민재(경북도개발공사)는 제주 출신이다.
이는 경북 대표로 출전한 금메달리스트 10명 중 8명이 타 지역 출신의 '국내 용병'이란 분석이다. 이들 대부분은 지역에 대한 애정 없이 '고액 연봉'만을 쫓아 수시로 팀을 바꾸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체육 전문가들은 "전국체전에서의 성적내기는 광역시 탄생(시'도 분리) 전인 1960, 1970년대 얘기다"며 "지금 각 지방자치단체는 매머드 국제대회 유치로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 하고 있는데, 경북도는 거꾸로 전국체전 성적내기에 몰입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북의 한 대학 교수는 "도민들은 하나같이 돈 들이지 않고 편하게 건강을 다질 수 있는 운동 시설과 프로그램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경북도는 체육 정책의 방향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현재 경북도 체육 예산 대부분이 전국체전 성적내기에 투입되고 있는데 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구'경북체육학회는 지난해 '경북도체육회 중장기 발전계획'연구용역을 통해 "경북도 체육 행정의 큰 틀을 바꿀 것"을 제시했다. 연구용역 중 전문가 집단 의견조사에서 대상자들은 생활과 전문체육의 연계, 생활체육시설 확충, 동호인 대회 활성화 등을 우선 정책 과제로 꼽았다.
이 연구용역을 총괄 진행한 김기진 계명대 교수는 "경북도의 체육 정책이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엘리트, 생활, 장애인으로 나눠진 체육단체의 통합을 통해 지자체에 맞는 새로운 체육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체육회 이재근 사무처장은 "타지역 출신 우수 선수들이 경북도에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 학교 체육의 힘이 떨어져 어쩔 수 없이 외부에서 선수를 수혈하고 있는데, 체전 기간 도교육청과 협의해 이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