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광견병 예방접종

자연에는 수많은 세균과 바이러스가 존재하고, 이런 미생물들이 생명체에 감염을 일으키고, 일부는 심각한 전염병도 일으키게 된다. 전염병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예방접종을 하면 병원체에 대한 면역이 생겨서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

동물들이 하는 예방접종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에는 동물에게서 사람에게로 전염이 가능한 인수공통전염병(人獸共通傳染病)도 있는데 공중보건상 중요성이 크다. 대표적인 인수공통전염병으로 바이러스성 질병인 광견병(狂犬病)을 들 수 있다. 광견병은 감염자가 물을 무서워한다고 해서 공수병이라고도 불리는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동물에게 물려서 감염이 되는 경우가 많다. 발병하게 되면 사람과 동물에게 나타나는 증상은 유사하다. 가장 큰 문제로 뇌척수염과 같은 신경계 증상이 일어나고, 턱관절과 인후두의 마비가 일어나서 음식물을 잘 삼키지 못하고, 침을 많이 흘리게 된다. 이외에도 발열, 구토, 경련, 무기력, 두통, 식욕 저하 등 여러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강 이남 지역에서 30여 년간 발생 보고가 없다. 하지만 휴전선 부근 비무장지대에는 많은 야생동물로 인한 광견병의 발생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국가 방역사업의 일환으로 매년 봄, 가을에 국가에서 지원을 해 주는 광견병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가을에도 대구지역은 10월 4일부터 17일까지 지역 동물병원에서 광견병 예방접종을 실시했고, 많은 강아지들이 예방접종을 받았다.

지난 6월에 대구 앞산과 신암공원 일대에서 너구리 가족이 발견된 일이 있었다. 그때, 도심에 있는 너구리로 인해 광견병이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휴전선 인근에서도 너구리의 광견병 감염이 종종 발견되곤 하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미끼백신을 실시하고 있다. 미끼백신이란 야생동물이 먹을 수 있는 음식에 백신을 함께 섞어서 야생동물이 그 음식을 먹으면 몸에 항체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대구지역에서도 미끼백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실효성이 있는 방법이 나오지 않고 있어서 아쉬움이 있다.

광견병 바이러스의 큰 문제는 감염된 동물의 치료법이 없기 때문이다. 광견병으로 진단되면,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안락사를 추천하기도 한다. 그만큼 광견병은 위험한 전염병이기 때문에, 개나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람이라면 예방의 중요성을 반드시 인식하고, 매년 예방접종을 받아야 할 것이다.

최동학 동인동물병원 원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