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원짜리 시계 3개를 갖고 있지만 신상품이 나올 때면 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힙니다."
회사원 정재환(36) 씨는 명품 시계 마니아다. 시계가 남성 패션의 완성이며 남자의 매력을 표현해주는 수단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정 씨는 "시계는 옷이나 다른 소품과 달리 자세히 보지 않으면 브랜드와 상품의 종류 등을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그것이 바로 시계의 매력이며 자신의 가치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명품 쏠림 현상이 남성으로 번지고 있다.
여성들의 명품선호 '0순위'가 가방이라면 남성들은 유독 시계에 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2009년 18% 수준에 머물던 롯데백화점의 명품 시계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30.9%로 늘었으며, 현재 40%대까지 치솟았다. 특히 대구 A백화점의 현재까지 매출을 분석해 본 결과 여성 명품 핸드백 구매 신장률(지난해와 비교)이 34%를 보이는 동안 명품 시계 매출은 35.4% 증가, 명품 백 구매 신장률을 앞지르는 결과를 나타냈다.
백화점 관계자는 "20, 30대 직장남성들 중엔 해외 유명 시계 브랜드를 줄줄이 꿰고 있을 뿐 아니라 제품과 가격, 가치까지 꼼꼼히 따져 보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명품 시계 시장은 2008년 이후 매년 30~50%씩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 재테크까지 등장했을 정도.
업계에 따르면 여성에게 '샤테크'(샤넬을 이용한 재테크)가 있다면, 남성들에겐 '시테크'(명품 시계를 이용한 재테크)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샤넬백 가격이 3년 동안 60%가량 오르는 동안 남성 명품 시계도 같은 기간 2배 이상 오른 때문이다.
남성들의 명품 시계 열풍이 이어지자 유통가도 발 빠르게 매장을 늘리고 있다.
8월 오픈한 현대백화점은 IWC, 크로노스위스, 예거르쿨르트, 보메메르시에 등 단독 입점 브랜드를 비롯해 오메가, 브라이틀링, 테그호이어, 위블로, 몽블랑 등 지역 최고 시계 매장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대백프라자점도 시계 매장 리뉴얼을 통해 '오메가' '브라이틀링' '에르메스' '태그호이어' 등 명품 시계 매장을 확장,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명품 시계 브랜드 유치와 매장을 늘릴 계획을 잡고 있다.
동아백화점 쇼핑점 명품 시계 편집매장 '스위스'도 올 초 매장 전 부분을 새롭게 꾸몄고 명품 시계 브랜드와 함께 A/S를 보강했다.
동아쇼핑 명품시계 편집매장 김기호 점장은 "최근 매장을 방문하는 남성 고객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일부 고객은 상품 브랜드와 모델번호까지 적어와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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