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규리의 시와 함께] 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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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찾지 못할 곳으로 잠수해버리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그가 정말 사라졌다

세상을 안으로만 껴안은 탓인지

구부정하게 허리 펴지 못한 저녁놀

몸이 한쪽으로 굽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마을 앞길도

굽을 데가 아닌 곳에서 슬며시 굽었다

생의 마디마디 펴지지 않는 토막들을 쓸어보는지

파도소리가 부르르르 마당에 깔린다

서 하

 

착한 사람들은 대개 한쪽이 기운다. 한쪽으로 굽는다. 균형감이 모자란다는 뜻이 아니다. 많이 기웃거릴 수 없어서, 생의 많을 부분을 차지하기 미안해서 한쪽만을 향하다 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세상을 안으로만 껴안은 사람도 그런 사람이다.

나직한 골목길이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마을 앞길도 그래서 굽었다. 굽은 시간들을 펴기 위해 그 착했던 시간들이 뚝뚝 부러져 나갔어도 선량한 이들 아무 말 못했다.

그는 굽은 등, 굽은 마음으로는 딱딱해진 현실이 견디기 어려워 어디로 잠수해 버린 것일까. 아니다,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 것일는지 모른다. 새우등을 한 그의 고향, 태아의 잠, 더 이상 억지로 등을 펴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계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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