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거 막판 부동층 흡수, 젊은 층·SNS의 파워 입증

서울시장 보선 전개 과정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 박원수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사이에 단일화가 이뤄지면서 싱거운 승부가 예상됐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거센 추격전이 전개됐다. 나 후보가 박 후보에 대한 검증을 명분으로 집중한 네거티브 선거전이 효과를 발휘했다.

그 결과 투표일을 일주일 남겨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선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의 각축을 벌였다.

하지만 결과는 박 후보(215만8천476표, 53.40%)가 나 후보(186만7천880표, 46.21%)를 29만596표(7.19%) 차로 크게 이겼다. 막판 선거변수가 모두 박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한 때문이다.

먼저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24일 박 후보 지지 선언이 마지막 남은 부동층들이 박 후보를 선택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박 후보와 나 후보 사이의 득표율 격차가 투표일을 3일 남겨둔 시점의 부동층 비중과 흡사하다며 안 교수의 역할이 컸다고 평가했다.

이종민 리서치랩 연구팀장은 "나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로 고전을 하던 박 후보가 상황을 반전시킨 데는 안 교수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실상 역대 최고를 기록한 투표율 역시 박 교수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율은 48.6%로 지금까지 평일에 치러진 재보궐선거 가운데 최고였다. 그동안 기성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던 유권자들이 많이 투표소를 찾은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 층의 투표참여가 많았던 것이 여유 있는 승리의 원동력이었다"며 "유권자들 가운데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40대에서의 지지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선거에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한 박 후보 진영의 선거전략도 돋보였다는 평가다. 적은 비용으로 유권자 개개인과 접촉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SNS의 효과가 검증됨에 따라 향후 각종 선거에서도 SNS는 각광 받는 선거 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재보궐선거에서는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 확인사진을 SNS를 통해 교환하며 서로의 투표를 독려해 투표율을 높이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알려진 것 이상으로 표출된 점 역시 이번 선거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도 적지 않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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