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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대기업도 유리천장..여성 고위직 16% 불과

뉴욕 대기업도 유리천장..여성 고위직 16% 불과

미국 뉴욕에서도 직장 여성들이 '유리천장'에 막혀 승진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리천장은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들이 고위직으로 올라가는 것을 방해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가리키는 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컬럼비아 경영대학원과 뉴욕의 한 여성단체(WECNY)가 공동으로 작성해 내주 발표할 보고서를 인용, 지난해 뉴욕주의 100대 상장기업에서 여성 고위직의 비율은 15.9%로 2006년의 14.7%에서 1.2%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들 회사에서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여성의 비율은 11.7%로 4년 전보다 오히려 0.2% 줄었다.

15개 기업에서는 여성 임원이 아예 없었고, 69개사에서는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톱 6'에 단 한명의 여성도 없었다. '톱 6'는 CEO를 비롯해 재무, 영업, 정보, 투자 부문 최고 책임자와 법률고문을 일컫는다.

여성이 고위직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25개사의 경우도 절반 이상은 화장품이나 의류, 다이어트, 향수 등 주로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업체들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앤 바텔 교수는 "정신이 번쩍 든다"며 실망감을 표시했다.

WECNY의 켄데이스 퀸 공동대표도 "대기업이 보면 놀랄만한 사실"이라며 "전반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은 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 통계가 '팩트'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유리천장 효과는 미국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비영리 여성단체인 캐터리스트의 이이린 랑 소장은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전국적으로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따라서 뉴욕의 100대 기업에서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해서 놀랄 일이 아니다"고 했다.

그럼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데 대해서는 깊은 좌절감을 느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여성들이 이미 수십년 전부터 고등교육을 받아왔고, 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직업을 갖기 시작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여전히 여성의 성공을 가로막는 장벽이 걷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바텔 교수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내년도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졸업생의 38%가 여성"이라며 "이제 기업들 스스로 자사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물어볼 때"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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