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국 大홍수 침수 위기 방콕의 '두 얼굴'

태국 大홍수 침수 위기 방콕의 '두 얼굴'

"방콕 중심부를 유리벽으로 둘러싼 것 같습니다. 유리벽 안쪽에서는 홍수의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데 유리벽 밖은 수족관처럼 물이 가득 차 있는 셈입니다."

31일 태국 방콕 중심가 수쿰윗 거리에서 만난 한 한국 기업 주재원은 산뜻한 옷차림으로 아무 일 없다는 듯 거리를 누비는 관광객들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사상 초유의 침수 위기로 수주일 째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방콕에서는 짜오프라야강 홍수방지벽을 경계로 천국과 지옥을 보는 듯한 판이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호주에서 온 니콜 앳워터는 "지금이 이곳을 관광하기에 더 좋은 때 같다. 조용하고 교통 상황도 예전보다 훨씬 낫다"면서 물이 넘나드는 왕궁을 체험한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콕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서쪽으로 단 몇 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에서는 지난 석 달간 전국 77개 주 가운데 28개 주를 휩쓸면서 381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홍수가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다.

많은 주택이 벌써 1주일 이상 물에 잠겨 있고 완전히 잠기지 않은 지역에서는 떠나지 못한 주민들이 욕조를 보트 삼아 타고 다니고 골목길에서는 밀려오는 물에서 물놀이하는 어린이도 눈에 띈다.

왕궁 주변에서 만난 한 관광가이드는 방콕 대부분이 물에 잠긴 것처럼 과장보도한 언론이 가장 큰 문제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왕궁으로 들어가는 관광객들을 가리키면서 "한번 보세요. 어디가 잠겨 있나요? 모든 게 정상입니다. 관광객들이 돌아오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릴까요?"라고 말한 뒤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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