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로스쿨 1기 셋중 둘은 백수?…내년 1500여명 첫 졸업

내년 2월 처음 배출되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기 졸업생 1천500명이 쏟아질 예정인 가운데 법조계 안팎에서는 지금도 포화상태인 법조계에 대량 실업사태가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국의 로스쿨 수료자 중 내년 1월 치러지는 변호사시험 합격 예상인원의 추정치는 1천500명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법원, 검찰, 로펌 등에서 이들 로스쿨 졸업생을 흡수할 수 있는 전체 채용 규모는 50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1천 명의 로스쿨 졸업생은 '실업자' 신세로 사회에 진출할 수밖에 없는 것. 지역의 경우 경북대 로스쿨(정원 120명)과 영남대 로스쿨(70명) 졸업 예정자는 각각 103명, 62명이다.

내년 졸업 예정인 지역 한 로스쿨생은 "학기당 1천만원에 가까운 학비를 내고 공부한 고급 인력이 졸업과 동시에 실업자가 될 상황에 놓였다. 시장과 고용규모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정부가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권혁재 원장은 "현재 경북대 로스쿨의 경우 졸업예정인 103명 중 절반 이상이 현재 취업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로스쿨 초창기에 이런 대규모 실업사태는 로스쿨 제도의 근간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 원장은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16일 서울에서 전국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세미나를 열고 지자체, 경찰서 등 법률자문인력이 필요한 관공서에서 로스쿨 졸업생들을 우선 채용하는 제도를 마련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등록변호사가 1만 명을 돌파해 생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취업 상태로 사회에 진출하는 사법연수원생의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어 예비 법조인들의 실업 사태는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구변협 한 관계자는 "올 초 사법연수원이 밝힌 통계에 따르면 40기 수료자 970명 중에 입대 예정자를 제외한 취업대상자는 781명인데, 일자리가 정해지지 않고 사회에 첫발을 디딘 연수생이 343명으로 미취업률이 43.9%에 달했다. 2008년 사법연수원생 미취업률이 36%였는데 2009년 44.1%, 2010년 44.4%로 해마다 증가세를 유지하는 등 실업 사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내년 로스쿨 졸업생 중 일선법원의 업무를 보조할 재판연구원(로클럭'law clerk)으로 100명을 선발하기로 하는 등 대량 실업사태를 막을 묘안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법무부도 법원과 유사한 취지의 '검찰 로클럭'(법률연구원) 도입을 장기과제로 두고 검토 중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