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금리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는 이미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높아졌고 담보대출을 비롯한 전반적인 가계대출 금리도 고공행진 중이다. 은행들의 지나친 대출 금리 인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 3년 만에 7%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81%였던 신규 신용대출 금리는 9개월 만에 무려 1.25% 포인트 올라 올해 9월에는 7.06%를 기록했다. 신용대출 금리 7%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대출 금리 상승은 가계대출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총 가계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해 말 5.35%였으나, 올해 9월 말에는 5.86%에 달해 9개월 만에 0.51% 포인트나 올랐다.
8월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627조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가계의 이자 부담이 9개월 새 무려 3조2천억원이나 늘어난 셈이다.
2009년 말 4.85%, 지난해 말 4.71%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올 들어 0.52% 포인트 상승해 9월 말 5.23%에 이른다.
◆대출 억제 빌미로 금리 대폭 인상
은행들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올라 연동되는 신용대출 금리도 많이 올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해 9월까지 CD 금리 상승폭은 0.78% 포인트지만 신용대출 금리는 1.25% 포인트나 올랐다. CD 금리 인상보다는 가계대출 억제를 빌미로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줄줄이 인상한 것.
문제는 은행들의 지나친 대출 금리 인상이 가계대출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 가계대출의 연체는 경기에 후행하는 속성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2008년 말에 발생했지만 가계대출 연체율이 급격히 치솟았던 시기는 6개월 후인 2009년 2분기였다.
은행 관계자는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는 등 버틸 때까지 버티다가 어쩔 수 없이 대출 연체로 내몰리기 때문에 대출 연체율은 보통 경기에 후행하는 속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8월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가 점차 실물경제로 옮겨가면서 우리나라도 경기둔화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의 조남희 사무총장은 "대출금리의 고공행진 속에 경기둔화 추세마저 가속화된다면 가계대출 부실화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대출 부실화를 막는 예방적 차원에서라도 대출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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