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주택가 인근 도로 2곳에서 방사성 물질이 허용 권고치 이상 검출되고 올해 초 경주와 포항시내 도로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대구경북지역에서도 방서성 물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아스팔트가 전국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구경북지역 환경단체들은 최근 5년간 재포장된 시내 아스팔트 도로에 대해 전수 조사를 통해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아스팔트 도로 방사성 물질 실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이달 4일 서울 노원구 월계동 주택가 인근 도로 두 군데를 정밀조사한 결과 방사성 물질 '세슘137' 최대 방사선량 농도가 각각 1.4μ㏜(마이크로시버트)와 1.8μ㏜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최대 방사선 농도가 1.4μ㏜ 측정된 도로에 매일 하루 1시간씩 1년 동안 서 있을 경우 사람이 받는 방사선량은 0.5mSv(밀리시버트)로 연간 허용량인 1mSv의 절반 정도에 이르게 된다. 기술원 관계자는 "아스콘 포장도로 아래 콘크리트와 흙바닥 등을 조사한 결과 방사선이 아스콘에서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도로를 포장할 때 쓰이는 아스콘은 석유를 정제하고 남은 고체 찌꺼기인 아스팔트와 골재를 섞어 제조된다. 아스콘 제조업계 관계자들은 정상적인 제조 과정에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되기 어렵지만 석분을 넣어 함께 제조할 경우 방사성 물질이 검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대구경북아스콘공업협동조합 김원표 총무이사는"아스팔트 제조시 골재는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의 채석 허가를 받은 것만 사용하고 있으며 산에서 가져오는 골재에서 방사성 물질이 과다 검출되기는 어렵다"면서도"하지만 골재와 골재 사이를 촘촘히 메우기 위해 석분을 넣는데, 이럴 경우 석분의 출처는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여기에 방사성 물질이 포함됐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도로는 안전할까
서울시는 이번에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도로처럼 2000년 이후 포장된 서울시내 아스팔트 도로 전체에 대해 조사 중이다. 또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아스팔트가 전국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나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이 같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경주 감포읍 전촌리와 포항시 남구 유강리·송도동 도로 3곳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이 0.034mSv~0.071mSv로 측정됐다. 이는 일반인 연간 방사선량 한도인 1mSv의 3~7% 수준이다. 당시 교과부는 "해당 도로 포장시 재활용된 폐아스콘 일부 성분에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조사결과를 밝혔다.
환경운동가들은'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5년부터 아스콘이 건설폐기물로 포함돼 도로 포장시 재사용되고 있어 오염된 아스콘이 도로에 깔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아스팔트 도로는 전국에 깔려 있고 대구 도로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법은 없다. 서울처럼 대구시와 경북도도 최근 5년간 포장된 도로라도 방사능 수치를 측정해 결과를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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