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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빼빼로 상혼에 童心은 멍들고, 農心은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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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오늘은 지난 1996년 정해진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이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농업인의 날을 잊고 있다. 농업 기관 단체나 농업인들이나 관심 둘 뿐 국민들은 기억조차 못 하고 있다.

대신 국적 불명의 '빼빼로데이'가 기막힌 상술을 앞세워 기승이다. 이는 원래 여학생들이 날씬해지고 싶은 마음에 '1' 모양의 빼빼로 과자를 1이 네 번 든 11월 11일 주고받은 데서 시작됐다. 업체 상술이 더해져 생긴 빼빼로데이로 부작용과 후유증도 적잖다.

어린 학생들은 이날 빼빼로를 주고받는 것을 연례행사처럼 여긴다. 학교는 빼빼로 쓰레기가 넘쳐 청소로 골치다. 과자를 주고받지 못하는 학생들은 왕따다. 부모들은 비싸고 커진 빼빼로를 선물하려는 자녀의 용돈 요구에 곤혹스럽다.

올핸 더 심하다. 1자가 6개나 겹치기 때문이다. 업체들의 '밀레니엄 빼빼로데이'란 대대적인 상술이 먹히고 있다. 대구에선 전체 초교 215곳 중 101군데가 휴업했다. 2009년 2군데, 지난해 1개교도 없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다. 상술로부터 동심을 보호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상혼의 무서움이 드러난다. 신세대 산모들 사이에선 제왕절개 수술이나 유도분만 등 수술 예약이 늘었다. 자녀들에게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111111'을 선물하기 위해서란다.

미국 등 농업 선진국의 국내 농산물시장 개방 압박으로 우리 농업과 농업인은 위기다. 요즘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또 다른 벼랑에 몰리고 있다. 이런 우리 농업인과 한국 농업을 위해 농업인의 날이 생겼다. 그러나 점차 설 자리가 없다. 이날 빼빼로데이에 맞서 우리 떡을 먹는 날로 하자는 가래떡데이도 빛이 바래고 있다. 빼빼로데이에 빼앗긴 동심을 되찾고 이 땅의 농업인을 위해 국민들이 관심을 보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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