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가채점을 마친 수험생들은 자신의 수능 추정 원점수를 가지고 수시 2차 또는 정시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여러 사설학원과 교육기관은 벌써 영역별 등급 커트라인(구분점수)이나 원점수에 따른 모집단위'학과별 지원 가능점수(가 배치기준표)까지 발표하고 있다. 이달 30일 수능 성적이 발표되기 전까지 대부분 수험생들은 가 배치기준표를 토대로 입시 전략을 짜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원점수에 의한 자료들은 대략적인 추론이지 정확한 판단 자료는 될 수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배치표 지원 가능점수는 합격 가능성의 80~85%
수능 성적표가 나올 때는 원점수는 없고 백분위와 표준점수, 등급만 나온다. 특히 탐구 영역의 경우 원점수는 서로 같더라도 표준점수는 다르다. 따라서 총점 원점수가 같아도 백분위나 표준점수 총점은 다르다는 점을 알고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지금 당장 수시모집 대학별고사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수험생들은 원점수로 만든 배치기준표로 섣불리 정시 합격을 낙관해 수시 대학별고사를 포기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배치기준표보다 점수가 넉넉하게 남지 않는다면 대학별고사에 응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점수를 이용해 만든 지원가능점은 엄밀하게 말해 정확한 자료라고 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배치기준표에서 제시하는 컷 점수로 지원하면 정상적인 경쟁률을 유지할 때 80~85%가량 합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경쟁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을 경우 배치표에 따른 학과별 서열은 유지되지 않는다. 중위권 대학은 경쟁률에 따라 학과 서열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현상은 서울대를 비롯한 최상위권 대학에서도 자주 일어난다.
수험생들은 원점수에 의한 배치기준표를 볼 때 최상위권 대학은 아래위로 3~5점 정도, 중위권 대학은 10~15점 정도 폭넓게 참고해야 한다. 원점수에 의한 배치표를 이용해 가, 나, 다 군별로 5개 정도의 대학을 선택한 후 각 대학의 전형요강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치기준표는 지원가능점수는 제시할 수 있지만 대학별 특성까지 반영하지는 못한다. 정시에서는 대학별로 영역별 반영 방법이 다르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인문계는 언어, 외국어, 자연계는 수리, 과학에 가중치를 주지만 서울대처럼 인문계도 수리에 가중치를 주는 대학이 있다. 특히 탐구영역은 대학마다 반영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학과를 선택할 때 그 반영률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여러 입시기관들이 가 배치기준표를 쏟아내는데 이는 기관에 따라 배치표 제작에 활용하는 표본 개체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비상에듀 이치우 입시평가실장은 "각 배치표의 평균을 구하거나 가장 높고 가장 낮은 점수를 제외한 나머지 평균을 구해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가 배치기준표로 자신의 지원범위를 설정한 후 이를 바탕으로 여러 교육업체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모의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면 좀 더 정확한 자신의 위치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더 신뢰하라
가채점 성적에서 수험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영역별로 어떤 등급을 받았으며, 수시모집 지원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느냐 여부다. 수험생들은 이때도 원점수만 가지고 예단할 것이 아니라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를 기준으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입시전문가들은 원점수만 표기된 배치기준표보다 원점수를 표준점수와 백분위로 변환한 배치기준표를 활용하는 것이 더욱 좋다고 조언한다.
수험생들은 지금부터 자신이 받은 점수로 갈 수 있는 가장 유리한 대학을 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특히 올해처럼 변별력이 요동치는 시험에서는 작은 판단 착오가 큰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 지망하고자 하는 대학의 전형요강을 아는 것 만큼 대학으로 가는 문이 넓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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