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일본이 참여를 전격 선언했다. TPP에는 10개국이 참여하지만 이들 국가 전체 국내총생산(GDP) 중 미국과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1%나 된다. 다자간 협정이지만 사실상 미'일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마찬가지다.
일본 정부가 국내의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TPP에 참여하려는 의도는 분명하다. '잃어버린 20년'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를 무역 활성화에서 찾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무서운 속도로 세계 주요 경제권과 FTA를 성사시키고 있는 한국에 대한 견제 의도도 숨어 있다. TPP를 통해 한국과의 FTA 열세를 만회하는 것은 물론 무서운 기세로 굴기(掘起)하고 있는 중국을 따돌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엷어지고 있는 영향력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TPP는 한미 FTA를 겨냥한 일본의 역공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자명하다. TPP를 통해 일본이 미국 시장에서 한국에 앞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전에 한미 FTA를 조속히 출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TPP가 양자 간 협정인 FTA보다 타결에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한미 FTA보다 앞서 출범할 가능성은 일단 낮아 보인다. 그러나 일본이 느끼는 절박함에 비춰 우리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일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지금 야권은 '그때는 몰랐다'며 한미 FTA에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국익이 아니라 정파적 이익에 올인하는 무책임한 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가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과 FTA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죽는 길로 가겠다는 것과 같다. 한미FTA는 선택이 아니라 속도의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임을 정치권은 잘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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