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英부자들, 재산 많을수록 자녀상속 비율 낮다

英부자들, 재산 많을수록 자녀상속 비율 낮다

영국 부자들은 재산이 많을수록 자녀에게 부를 물려주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4일 보도했다.

영국 주요은행인 바클레이스가 지난 1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에서 100만~200만유로(약 15억∼30억원)의 자산을 소유한 부자 5%는 자녀에게 재산을 상속하지 않았다.

그러나 1천만유로(약 150억원) 이상 자산가의 경우 13%가 자녀의 이름을 유언장에서 뺀 것으로 나타났다.

바클레이스가 부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들은 가족 간 불화와 재산 탕진의 우려 때문에 상속을 꺼리고 있었다.

응답자의 37%가 재산 문제로 가족과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40%는 어렵게 모은 재산을 자녀가 쉽게 탕진할까 봐 자녀와 의붓자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바클레이스의 캐서린 그럼 자산상담 부문 국장은 "재산이 많을수록 가족 간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동, 남미, 아프리카의 부자들은 자녀를 비롯한 친족을 영국 부자들보다 훨씬 더 신뢰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이혼과 재혼율이 이들 대륙보다 더 높은 것이 자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스는 보고서에서 "(영국에서는) 두 번, 세 번 결혼하는 일이 흔해지면서 재산 분배에 따른 자녀 및 의붓자녀와의 관계가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영국의 일부 유명 부호들은 자녀 스스로 자립하게 하고 싶다는 이유로 재산을 상속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친환경기업 '보디숍'의 창업자 아니타 로딕은 가족에게 재산을 남기는 것이 '불경'하다면서 5천100만유로(약 790억원)의 재산을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