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풀코스 30여 회 '80대 검프'…마라톤 마니아 김병환 옹

"나이 많다고 뒷방 늙은이처럼 사는 것은 싫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요. 나에게는 마라톤이 최고의 보약입니다. 위장 수술 후유증으로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어 체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달리기를 하고부터는 평소 즐기던 술도 마시고 건강을 완전히 회복했지요."

대구 달서구 월성동에 사는 김병환(81) 옹은 고령에도 전국 마라톤대회를 누비고 다니는 마라톤 마니아다. 2001년 위장이 함몰되어 수술을 받은 그는 건강관리 차원에서 우연히 달리기를 시작한 것이 마라톤에 빠지게 된 계기가 됐다. 현재까지 10년간 마라톤 풀코스 완주만도 30여 회. 하프 코스까지 포함하면 200여 회를 넘어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과 체력을 자랑하고 있다.

2006년에는 76세의 나이에 대구국제마라톤대회 풀코스에 도전해 젊은 사람들도 쉽게 넘보지 못하는 3시간 36분이라는 자신의 최고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44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치고 교장으로 정년퇴직한 김 옹은 "할 일이 없고 아프다고 집에만 있으면 노년은 불행해집니다. 누구든지 움직일 수 있는 한 꾸준히 몸을 움직이고 매사에 긍정적인 자세로 임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각종 마라톤대회에서 실버상, 고령자상으로 받은 트로피가 집안에 수두룩하다. 하지만 수상한 트로피보다 마라톤을 통해 건강을 얻고 매사에 긍정적인 마음으로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맛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10년간 꾸준히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다 보니 나를 알아보고 인사하는 사람도 많고, 완주 후에는 동호인들과 함께 어울려 먹을거리를 나눌 때 최고 즐겁습니다"

그는 주변에서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하지만 달릴 수 있는 한 앞으로도 꾸준히 마라톤을 할 생각이라며 활짝 웃었다.

글'사진 권동진 시민기자 ptkdj@hanmail.net

멘토: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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