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회인야구 3만명 시대] (하)국민스포츠 되려면

'1경기 40만원' 구장 임대료 헉!

전국적으로 사회인야구의 활성화에 불을 지핀 연예인으로 구성된 천하무적야구단. KBS 제공
전국적으로 사회인야구의 활성화에 불을 지핀 연예인으로 구성된 천하무적야구단. KBS 제공

사회인야구 동호회원 이동원(35'하다보이) 씨는 올해 야구 때문에 50만원이 넘는 돈을 사용했다. 한 달에 한 번씩 3만원의 동호회 회비를 냈고, 운동화를 사느라 15만원을 썼다. 배팅 장갑을 사면서 5만원의 지출이 보태졌다. 이 씨는 "그나마 글러브나 유니폼이 있어 비용을 아낄 수 있었지만, 처음 야구를 시작할 땐 개인 장비 구입비 등으로 큰 돈이 든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야구를 정기적으로 하려면 이 씨처럼 큰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유니폼에 글러브, 배팅 장갑, 야구화 등 개인 필수 장비를 갖추는 데만 30만원 이상이 들고, 여기에다 연간 수십만원의 회비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사회인야구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을 넘어선 지 오래다. 야구를 하려면 리그가입이 필수고, 운동장 사용료 때문에 리그 가입비가 해마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대구 경우 리그 가입비는 팀당 200만~300만원 선으로 책정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50만원가량 인상된 곳도 있고, 보험료 등이 합쳐지면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리그 가입비는 심판, 기록 등 경기운영에 필요한 인건비로 쓰이지만 가장 큰 몫은 운동장 사용료다. 주로 야구경기가 이뤄지는 학교 운동장은 학교와 사무국 간 계약으로 이뤄지는 데 1년간 사용료가 2천만원을 넘는다. 사설 운동장을 쓰더라도 사무국에서 임대료 등을 줘야 해 그 비용이 리그 가입비를 인상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대구는 지자체 소유의 운동장이 대구시민야구장 딱 한곳뿐이기 때문에 리그 가입비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많다. 가입비 200만원을 낸 팀이 연간 10경기를 치른다고 가정했을 때 이 팀이 부담하는 비용은 경기당 20만원. 상대팀도 똑같은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한 경기를 치르는 데 드는 비용은 40만원이 된다. 이는 대구시민야구장의 주중 낮시간(오전 9시~오후 6시) 사용료의 2배에 이른다.

여기에다 대구는 각 리그 사무국이 영리단체이다 보니 치솟는 연간 가입비를 막을 방안이 없다. 각 리그 사무국을 비영리 단체인 생활체육회로 끌어들인 경북은 각 팀의 리그가입비가 100만원대로 대구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경북야구연합회 관계자는 "경북도 지역마다 리그 사무국이 운영되고 있지만 생활체육회에 가입하지 않으면 리그 가입이 안 되도록 못 박아 각 팀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와 달리 경북은 야구팀이 지역별로 분산돼 있고, 지자체마다 야구장을 대부분 갖춰 대구와는 상황이 다르지만, 운영주체가 영리단체냐 비영리단체냐는 큰 차이가 난다.

1천 개 넘는 사회인야구팀이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생활체육 사회인야구연합회에 가입한 팀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00팀인 반면 경북은 300여 개 팀이 생활체육회에 등록, 활동하고 있다. 전국 16개 시'도에 지부를 둔 생활체육 야구연합회는 가입 팀에 전국대회 및 각 지역 대회 출전권을 주고 있으며 참가 시 일정금액의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60개 팀이 활동하고 있는 포항 경우 별도의 리그가 운영되지만 대부분 팀이 생활체육 사회인야구연합회에 가입돼 있다. 운동장도 학교운동장 2면을 임대해 사용하지만 곡강 생활체육공원(2면)을 활용, 비용을 줄인데다 사무국 직원들의 인건비 등 경기 외적인 지출을 줄여 연간회비를 낮추고 있다. 포항 야구연합회 관계자는 "각 리그의 독자성을 그대로 인정해주면서 연합회 가입을 의무화해 통일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운동장 확보경쟁 때문에 빚어지는 임대료 상승을 억제할 수 있고 생활체육공원을 활용, 사용료 조정이 가능하다"면서 "많은 동호인이 적은 비용으로 야구를 즐기려면 각 리그 사무국을 대변한 구심점 마련과 함께 지자체가 나서 많은 운동장을 확보하는 일이 우선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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