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도부 교체·신당 창당" 與 쇄신 비등점 어디까지…

한나라당이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문제로 미뤄져 왔던 쇄신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29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리는 '쇄신 연찬회'는 실질적 변화 가능성을 점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끝장 토론'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날 연찬회에는 소속 의원뿐 아니라 80여 명에 이르는 원외 당협위원장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가쟁명'(百家爭鳴)식 난상토론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당 관계자들은 이달 17일 있은 한미 FTA 비준안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처럼 저녁식사 시간을 넘겨 한밤중까지 회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일단 참석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홍준표 대표 역시 본인이 구상해 온 쇄신안을 밝히지 않은 채 자유토론을 유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쇄신에 대한 한나라당 안팎의 압박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안철수 바람'은 초대형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이 주도하는 보수진영 발(發) 신당 창당 움직임도 가시화됐다. 아울러 전'현직 한나라당 보좌진을 주축으로 한 각계 인사들은 정치적 결사체 성격을 띤 '대한민국 4.0'을 발족키로 했다. 한마디로 '지금의 한나라당으로는 총선'대선 필패'라는 인식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휴일인 27일 당내 쇄신파가 개최한 '당 변혁을 위한 간담회'에서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한 대안이 쏟아졌다. 지도부 교체를 포함한 '리모델링론'과 '신당 창당론'까지 제기됐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지금은 한나라당이 생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홍준표 대표 체제의 교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의 새 깃발 내세우기 ▷50% 이상 물갈이 등 '3단계 쇄신안'을 주장했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한나라당은 반북(反北) 이데올로기, 지역주의 등에 기반한 정당일 뿐"이라고 혹평한 뒤 "정책을 쇄신해도 유권자를 호도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므로 새 시대를 반영한 정당으로 태어나야 한다"고 질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의원들 사이에서는 리모델링론과 창당론을 놓고 갑론을박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9일 쇄신 연찬회에서도 '홍준표 체제'에 대한 논란이 폭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쇄신 논의의 핵심은 공천 개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려면 나눠먹기식 공천 등 구태를 차단한 대대적 공천 개혁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박 학살'이라는 18대 총선 공천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데다 계파 간 주도권 다툼은 필연적이어서 제대로 된 공천 개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 등은 '지도부-공천권 분리'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친박계도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여의도연구소장을 지낸 정두언 의원은 28일 트위터를 통해 "친박 쪽에서 나오는 '지도부-공천권 분리' 주장은 책임은 지우되 권한은 주지 않겠다는 것이지만, 권한은 갖되 책임은 안 지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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