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정·패배의 한국 넘어 긍정·성공의 코리아로

파란만장 코리아 오매불망 대한민국/ 최홍재, 허현준, 오경섭, 이종철 지

'대한민국은 정통성도, 자긍심도 없는 패배의 나라이며, 우리 역사는 부끄럽고 어둡기만 하다.'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역사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시선은 도처에 널려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과 이른바 '학생 운동권'에서는 대한민국 정부수립부터 산업화 과정을 철저하게 부정하고 왜곡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일부 중고교생은 (개인적 편견에 빠진)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일방적이고 왜곡된 역사관을 주입받고 있다.

이 책은 '대한민국은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해온 것(노무현 전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중)'이라는 시각에 대해 "부끄러움의 실체는 과연 존재하는가? 이 기괴한 부끄러움이 우리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 흘러드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보는 것은 정말 온당한 일일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역사는 근대화의 희망을 품고 분투해온 긍정의 역사'임을 하나씩 풀어서 설명하면서 '청소년들에게 사실 그대로 객관적인 역사를 전하고, 올바른 역사관을 형성하는 길잡이'가 될 것을 자처한다.

한마디로 말해 이 책은 대한민국 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9인의 근현대사 인물과 대화형식으로 풀어내는 '대한민국 성공기'라고 할 수 있다.

모두 40대인 지은이들은 "우리는 대학시절 '대한민국은 친일파가 세운 나라'라고 이해했다. 건국의 주역들은 미국을 등에 업고 분단을 좌시했으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 했던 것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그것은 왜곡이자 자기학대적 오해였다. 그 오해들이 쌓여 한국인만이 대한민국을 폄훼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우리 집필자들은 그 오해로 인해 아름다운 20대를 수배와 감옥생활로 보내기도 했다. 이 책은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아비의 심정으로 썼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근현대사를 좌우의 이념이 아닌 성공과 실패, 성과와 과오로 분석하고 판단한다. 지은이들은 "우리는 미화하거나 비하하지 않고, 구체적이면서 객관적으로 역사를 서술하려고 노력했다" 며 "대한민국은 제국주의 열강의 억압을 받으면서도 선대들이 굴하지 않고 노력한 덕분에 근대화에 성공했으며, 임시정부를 거쳐 수립된 정통성 있는 정부이며, 산업화와 경제성장, 민주화를 이룩한 긍정의 역사다"고 평가한다.

지은이들은 "중국인들은 심각하고 중대한 오류에도 불구하고 마오쩌둥의 공로를 있는 그대로 평가한다. 긍정성을 기본으로 부정성을 극복하려는 시선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선을 갖지 않고는 어떤 국가 공동체도 발전은커녕 존립조차 어렵다. 성취를 기본으로 오류와 과오를 직시하는 역사인식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상식적이다"고 말한다.

책은 또 기존의 근현대사 책에서 긍정적인 면만 부각되어 있는 북한사회를 객관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를 택한 대한민국의 우월성을 방증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자기비하'와 '왜곡 콤플렉스'에 빠져 있는 기존의 많은 근현대사 책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역사서라고 할 수 있다.

책은 크게 5부로 구성돼 있다. 영국의 지리학자 이사벨라 버드 비숍을 통해 보는 조선의 희망, 김옥균의 개화파가 뿌리내린 자유와 평등, 최남선을 통해 독립운동과 친일, 조만식과 대화로 알아보는 단독정부수립의 책임, 자유민주 대한민국을 지켜낸 이승만, 경제성장으로 민주화의 토대를 마련한 박정희, 아이들의 나라 등을 통해 한국의 근현대사를 구체적이고 알기 쉽게 설명한다. 또 성혜랑, 황장엽 등을 통해 수령절대주의로 변질 돼 버린 북한의 현실을 가감 없이 써내려 간다.

지은이 최홍재는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역임했으며, (사)시대정신 상근이사로 있다. 허현준은 전북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역임했으며, 남북청년행동 협동사무처장이다. 오경섭은 전북대학교 부총학생회장을 역임했으며, 북한학 박사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이다. 이종철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역임했으며 청년지식인포럼 Story K 대표로 있다.

272쪽, 1만2천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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