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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도 관문에 방폐물 공단 짓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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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IC 주변에 이전지 선정 "이미지 훼손" 市의회 반발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이사장 송명재)이 최근 본사 이전지로 경주IC 주변 서라벌광장(만남의 광장)을 선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지역은 최근 최양식 경주시장이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의 도심권 이전 예정지로 결정한 배동지구와 인접한 지역으로, 경북개발공사 소유의 휴게소이다.

이 같은 사실은 이상모 경주시 국책사업단장이 6일 경주시의회 제173회 정례회에서 경제도시위원회 의원들의 방폐공단 사옥 위치에 대한 질의에 대해 "최근 열린 부지선정위원회에서 방폐공단 본사 사옥은 서라벌광장에 신축하기로 결정했다"고 답변하면서 알려졌다.

방폐물공단은 서라벌광장 소유주인 경북개발공사로부터 2만4천여㎡ 터를 구입한 뒤 2014년까지 370억원을 들여 현재 서부동 옛 경주여중터에 있는 임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다.

그러나 공단 본사 부지의 서라벌광장 이전 계획이 알려지자, 경주시의원들은 "경주의 관문이자 방문객들의 휴식처에 방폐물공단 본사를 이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날 오후 서부동 임시 본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시의원들은 "역사문화도시의 관문에 방폐공단을 지으면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 시의회와 한마디 상의 없이 부지를 선정하는 것은 시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방폐물공단 관계자는 "공단 부지가 알려지면 부동산 투기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에 부지 문제는 내부에서도 정보를 극히 제한했다"면서 "법적으로 시의회에 통보해야할 사항이 아니다. 올해 부지를 선정하지 않으면 부지선정 비용 100억원을 반납해야해 부득이했다"고 밝혔다.

경주시 국책사업단 한 관계자는 "공단의 이번 본사 부지 선정 과정에서 경주시가 개입한 것은 없다"면서 "당장 본사부지를 구해야 하는 방폐물공단과 서라벌광장의 소유주인 경북개발공사의 입장이 맞아 결정된 것으로 안다"며 경주시의회에서 제기한 경주시와 공단의 '부지선정 결탁설'을 일축했다.

방폐물공단은 서라벌광장 앞쪽은 휴게소의 기능을 그대로 살리는 대신 본사 건물은 휴게소 뒤편으로 설계하고, 공단 명칭도 '방폐물'이라는 명칭을 빼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바꾼다는 입장이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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