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승민 최고위원직 사퇴…친박 '소장파-중진들' 찬반 양론

"당 위기돌파 어려운 결단" 소장파, "할일 많은데 성급한 결정"

7일 한나라당 최고위원직을 던진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은 '선(先)변화, 후(後)수습'을 한나라당 위기 돌파 해법으로 내놨다. 정당정치, 한나라당 정치를 외면하는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현 지도부 교체가 첫 번째 단계라는 판단이다. 예산국회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도 마침표를 찍지 못한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한나라당 쇄신 노력의 진정성부터 비치자는 강경한 선택을 불사했다.

그러나 유 의원의 선택에 대한 평가는 한나라당내 친박계 안에서도 갈렸다. 초'재선 의원들은 대체로 '어려운 결단'이라며 긍정 평가했다. 이런 극단적 선택을 않고서는 한나라당이 시간만 허비하고 국민들 마음에서는 점점 더 멀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반면 3선 이상 다선의 중진 의원들은 체제 안정을 더 선호했다. 지도부의 공백도 우려했다. 급진적'극단적 변화가 자칫 인적 물갈이로 번질 수도 있음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초'재선 의원들은 유 의원의 판단을 지지했다. 초선의 조원진 의원(달서병)은 "유 의원이 힘든 결단을 내렸다"며 "어떻게든 당의 변화를 국민에게 보여줘야 했고, 이 체제로는 어려우니 변화를 위한 몸부림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최고위원 사퇴는 쉬운 결정이 아닌 만큼 당의 변화, 쇄신의 물꼬를 트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경론 지지다. 재선의 이혜훈 사무부총장도 "홍 대표 체제가 오래 버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초'재선 의원들은 현 체제로서의 수습은 '쇄신 여파'의 효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람부터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성영 대구시당 위원장도 7일 "유 최고위원이 아닌 다른 사람이 했다면 진정성을 의심받고 충격파도 적었을 것"이라며 유 최고위원의 사퇴가 한나라당의 변화에 물꼬를 터주기를 기대했다.

반면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선 수습, 후 변화'를 고수하고 있다.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은데 무턱대고 사람부터 바꾸면 일이 지난해진다는 논리다. 한미 FTA 기습처리에 대한 반대 여론이 숙지지 않고 있고, 내년 총선에서 현역의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예산 꾸러미'가 제대로 꾸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3선의 이한구 의원(수성갑)은 "디도스 사태는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고 홍 대표도 쇄신안을 마련했다고 밝힌 때였다"며 "유 의원 사퇴는 성급하게, 민감하게 움직인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4선의 이해봉 의원(달서을)은 "당원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으로서 너무 쉽게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것으로 본다"며 "국회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수습, 쇄신도 진행 중인데 현 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 체제 유지를 원하는 것이다. 3선의 서병수 의원은 "당 지도부가 사퇴하면 비대위를 꾸릴 수 없다"고 했다. 6선의 홍사덕 의원은 "홍 대표를 끌어내리느냐 마느냐는 것은 국민의 눈으로 볼 때 자기들만의 권력투쟁"이라며 "정책쇄신 종합세트를 전력을 다해 처리하도록 총력을 모으자"고 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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