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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터져라 외쳐대는 생명의 소리…고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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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이야기/ 손진은 지음/ 문학의 전당 펴냄

손진은 시인(경주대 교수)이 15년 만에 신작 시집 '고요 이야기'를 펴냈다. 시인이 보여주는 고요는 '격렬한 고요'라고 할 수 있다. 배추벌레 한 마리가 고요하게 사람의 눈을 피해 어디론가 기어갔을 따름인데, 화자의 몸속엔 천둥소리가 쑤셔 박힌다. 살을 데우는 팔월의 대낮이 만드는 고요의 허파 속에서는 개들도 벼들의 노래를 들을 줄 안다. 팔월의 햇빛은 고요하지만 펄펄 끓고 벼는 요동치며 익어간다. 그러니 귀 밝은 개가 그 소리를 듣지 못할 리 없다는 것이다.

시인은 목소리는 사람만이 가진 것이 아니며, 온갖 생명들이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고 있음을 '시어라는 가청언어로 번역'해 우리에게 들려준다. 오세영 서울대 명예교수는 "온통 자기 말만 앞세우는 요즘, 손진은 시인은 외롭게 사물들의 말을 듣고, 그것을 인간의 언어로 해독할 줄 아는 몇 안되는 시인들 중 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확실히 손진은 밝은 귀와 눈을 가졌다. 그는 작은 생명체들과 사물이 내는 소리를 들을 줄 알고, 그들이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는 저 내장 깊은 곳에 든 것까지 뚫어본다. 강물은 고요히 흐르나 그 속에는 가파른 시퍼런 질주가 있듯이, 손진은 시인의 시어는 고요하고 담백한데, 그 안에는 푸른 독이 있다.

148쪽, 8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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