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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m를 2km돌아가?" 수원시의 '이상한 등굣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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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m를 2km돌아가?" 수원시의 '이상한 등굣길'

"육교만 생겨도 아이들이 충분히 걸어다닐 수 있는 길을 굳이 버스를 타고 돌고 돌아 다녀야 해요, 이게 말이 되나요?"

2002년 입주한 뒤 10년째 통학육교 건립을 요구해 온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천천동 A아파트단지의 주민 최영숙(43·여)씨가 12일 오전 지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최씨에 따르면 A아파트단지내 유치원, 초중학생 350여명은 직선거리로 200m에 불과하지만 왕복 10차선 도로와 경부선 철로로 가로막혀 2km에 달하는 등굣길을 통학하는 상황.

주민들은 '통학육교추진위원회'를 구성, 올해로 10년째 시에 통학 육교 건립을 요구해왔지만 시는 "검토하겠다"는 말뿐 더이상 주민들에게 구체적으로 내놓은 것이 없다.

시는 지난 2006년 3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천천동 육교 설치의 타당성 조사용역을 실시했고 지난해에도 1억1천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천천동 육교에 대한 기본설계 용역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 담당자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아무것도 없다"며 "진행상황에 대해 지금은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고 회피했다.

이 기간 대부분의 아이들은 마땅한 대중교통도 없어 부모의 승용차에 통학을 절대적으로 의존했고 일부 어린 아이들은 10차선 도로를 무단횡단 하거나 철로를 가로지르는 '위험한 지름길'을 택하기도 했다.

결국 2km라는 거리도 만만치않지만 아이들의 안정성 문제로 인해 A아파트단지는 자체적으로 월 8천여원(기본부과 3천300원, 별도부과 자녀1명당 5천원)을 들여 노란색 통학버스 2대를 구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로인해 A아파트단지 입구에는 수년째 매일 오전 7시40분께부터 오전 8시40분께까지 한시간여 동안 단 두대 뿐인 통학 버스에 오르려는 350여명의 학생이 길게 줄지어 서있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1대당 정원이 40∼60명 정도인 두 대의 버스가 1시간 남짓한 등교시간에 350여명의 학생들을 학교로 실어나르는 것에 무리가 있어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지각을 하는 등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

또 버스 두 대가 10년 이상 학생들을 실어나르다보니 낡아 올해들어 유독 타이어가 펑크나거나 좌석 시트가 다 벗겨지는 일도 잦아지는 등 안전성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주민 박시현(40)씨는 "초등학교 4학년인 자녀가 실내화 가방과 온갖 준비물을 손에 가득 쥔 채 매일 아침 콩나물 시루 버스에 올라타는 모습이 가슴아프다"며 눈물을 보였다.

박씨는 "10차선 도로와 철로로 가로막힌 우리 아파트 단지는 사실상 아이들에게는 '섬'과 같다"라며 "(버스로) 한번 건너오면 다시 돌아가기 힘든 학교에 다니면서 아이가 방과후 수업을 제대로 받은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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