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 대기자금 10조원, 뭉칫돈을 들고 와라.'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금융업계가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구경북의 경우 아직 가입 적립금이 적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일부 기업들이 퇴직연금 가입을 미루거나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까지 퇴직연금으로 갈아타지 못한 금액이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업계가 바쁘게 움직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퇴직금 관련 기업 세제도 달라져 기업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한 이유. 법인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올해부터 사내에 예치해둔 퇴직금은 25%만 손비(損費)로 인정받고 75%는 법인세 부과 대상이 된다.
반면 퇴직연금에 가입하면 법인세가 100% 면제된다. 금융업계가 퇴직연금 가입을 유도하는 무기다. 여기에 퇴직금을 적립해 둔 기존의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이 올해부터 판매되지 않고 있어 직원 퇴직금 운용을 외부에 맡길 경우 결국 퇴직연금으로 갈아타야 한다.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은 기업이 사내에 적립하던 퇴직금을 금융회사에 맡겨 관리하는 것으로 근로자가 퇴직하면 연금이나 퇴직금으로 받아 쓸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300인 이상 대기업 2천483곳의 퇴직연금 가입률은 57%(1천428곳) 수준인데 연말까지 70%로 확대돼 연말까지 퇴직연금 적립금이 50조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규모 기업이거나 자금 사정이 어려운 기업 상당수는 서류상에 명시된 퇴직급여충당금을 보유하지 않고 있어 당장 퇴직연금 가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원래대로 법인세를 내겠다는 기업도 적지 않다. 그동안 기업들은 퇴직금 중간정산제도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직장을 옮기거나 생활비, 투자금, 자녀 학비 등 목돈이 필요할 때마다 퇴직금을 종종 중간정산해줬다. 그러나 내년 7월부터는 퇴직금 중간정산마저 불가능해진다.
현재 퇴직연금 시장에선 은행'증권'보험 등 57개 사업자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는 대구은행이 2천550억원을 적립해뒀다. 연초 1천994억원에서 6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전국 규모로는 삼성생명이 수위를 달리고 있다. 10월 말 기준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 총액은 6조1천758억원. 다만 대구경북에서는 지난달까지 1천210억원에 그쳤다. 삼성생명 대구지역사업부 관계자는 "연말까지 1천400억원가량 적립될 것으로 본다"며 "아직 많은 기업들이 가입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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