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서 개화기 배수로·건물터 확인
명동성당 증축공사 부지에서 개화기 때 서양양식을 본떠 만든 배수로와 조선후기 이래 한국 전쟁 무렵까지 활용된 건물터 등이 확인됐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울문화재연구원(원장 김홍식)은 지난 11월17일 이래 중구 명동2가 1-1번지 일원의 '명동성당 종합계획(1단계) 증축공사' 부지 3천250㎡(983평)를 발굴 조사한 결과 주차장 부지에서 배수로를, 별관과 테니스장 부지에서 각각 건물터 한 곳씩을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배수로는 근대에 조성된 암거형(터널식) 중심 배수로 1기와 이에 연결된 연결 배수로 3기, 그리고 이들보다 앞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또다른 배수로 1기로 이뤄졌다.
이 중 중심 배수로는 주차장 건설 과정에서 훼손된 구간을 제외하고 총길이 13.9m 구간이 확인됐다.
배수로는 자연 풍화 암반층까지 파내고 바닥에는 납작한 돌인 박석(薄石)을 너비 약 1.3m 구간에 걸쳐 깔고 그 양쪽 끝에는 높이 약 25㎝인 장대석(長大石)을 길게 받침돌로 놓은 다음, 그 위에다가 검은색 벽돌을 이용해 반타원형 아치 모양으로 만들었다.
아치는 2중으로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안쪽은 검은색 벽돌을 길이 방향으로 쌓았지만 바깥쪽은 검은색 벽돌과 붉은색 벽돌을 눕혀 쌓았다. 아치 양쪽 끝에는 깬 벽돌로 뒤채움을 했다. 벽돌 사이에 넣은 모르타르는 시멘트와 회를 섞은 것으로 추정된다.
배수로 규모는 하부 폭 약 70㎝에 높이는 약 50㎝. 벽돌 크기는 230x110x55㎜였다.
별관 부지에서 확인된 건물터는 남향이며, 동서 방향으로 긴 일(一)자형 건물이다. 장대석으로 쌓은 기단 위에 정면 3.5칸, 측면 1.5칸 규모이며 내부에서는 4줄 고래를 둔 온돌방이 확인됐다.
김홍식 원장은 "원래는 창고인 방을 이후에 온돌방으로 개조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테니스장 부지에서는 담장 석렬(石列)과 기단 석렬, 구들 시설과 배수로가 확인됐다. 하지만 남은 상태가 좋지 않아 건물터 규모나 형태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이번에 발굴조사가 이뤄진 곳은 조선시대에는 수도 한양의 남부 명례방에 속하는 지역으로, 1890년 명동성당 주교관에 이어 1898년 명동성당이 설립되면서 천주교 성지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사적 258호인 명동성당 북서쪽 인접지역인 이곳에 재단법인 천주교서울대교구 유지재단은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인 교구청 신관을 건립하고 사회복지관 건물은 내부 수리를 계획 중이다.
한편, 지건길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세종대 최정필 명예교수, 김길식 용인대 교수, 안창모 경기대 교수가 참여한 가운데 16일 문화재청 주최로 열린 전문가 검토회의에서 배수로와 건물터 일부는 이전 복원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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