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이 개봉 6일 만에 관객 200만 명을 돌파하며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가운데 이번 주 한국영화 두 편이 개봉했다. 한국영화 사상 최대의 제작비가 들어간 강제규 감독의 '마이 웨이'와 1980년대 한국 프로야구 출범 초기의 투수 최동원과 선동열의 대결을 그린 '퍼펙트 게임'이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극장가를 점령하기 위한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마이 웨이…2차 대전 휩쓸린 조선'일본 마라토너
'쉬리'(1998년) '태극기 휘날리며'(2003년) 등 대작을 주로 만든 강제규 감독이 8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역작이다. 일본군으로 강제 징집되었다가 소련군, 독일군이 된 한 조선 청년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스펙터클한 전쟁에 녹여 넣은 작품이다.
1938년 경성의 마라톤대회에서 두 남자가 맞붙는다. 조선 청년 준식(장동건)과 일본 청년 타츠오(오다기리 조). 할아버지가 사는 경성으로 이사를 온 타츠오는 도쿄에서 가장 빠른 발을 가진 청년이다. 준식은 타츠오의 집안일을 돕는 집사의 아들.
준식이 대회에서 타츠오에게 부당하게 1위를 빼앗기자 작은 폭동이 일어나고, 가담한 조선 청년들은 모조리 일본군에 강제 징집된다. 그로부터 1년 뒤에 준식은 일본군 대위가 된 타츠오를 다시 만난다. 둘은 소련군에 잡혀 시베리아 수용소에 갇히고, 살아남기 위해 공산주의자로 전향해 독일군과 싸우고, 독일군이 되어 노르망디 해변에서 재회한다.
'마이 웨이'는 순제작비만 280억원, 마케팅비용까지 포함해 300억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다. 한국 전쟁영화에서 보기 힘든 유럽 전장까지 담으면서 화려하고 거대한 스케일을 보여준다.
하늘을 뒤덮는 비행기에 물밀듯이 밀려오는 탱크, 포탄으로 아비규환인 참호 등은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한국영화에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무시무시한 전쟁장면과 함께 장동건, 오다기리 조, 판빙빙(范氷氷) 등 아시아 3국의 유명 배우를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영화의 장점이다.
그러나 스케일에 너무 치중하다 보니 등장인물의 심리적 격변이 잘 드러나지 않는 단점이 있다. 평면적인 캐릭터, 신파적인 감정선, 나열식 에피소드 등이 영화의 스케일을 따라가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러닝타임 137분, 15세 이상 관람가.
◆퍼펙트 게임…80년대 프로야구 뜨거운 명승부
1987년 5월 16일.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를 가리는 경기가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롯데의 최동원과 해태의 선동열. 연장 경기까지 포함해 15회라는 기록과 장장 4시간 56분간 펼쳐진 두 사람의 치열한 승부였다.
'퍼펙트 게임'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국민들의 억눌린 감정의 돌파구였던 프로야구를 통해 1980년대 한국 사회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최고의 투수로 자리 잡은 롯데의 최동원과 떠오르고 있는 해태의 천재 투수 선동열이 등장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프로야구 데뷔 후 놀라운 활약으로 각종 상을 휩쓴 투수 선동열(양동근). 그러나 넘어야 할 벽이 있었으니 바로 최동원(조승우)이다. 그러던 어느 날 언론에서 선동열-최동원의 맞대결 기사가 보도되면서 양 선수의 라이벌 의식이 조성된다. 정치 대신 스포츠에 국민의 시선을 가두려는 정부의 의도와 상업주의 언론이 빚어낸 것이다.
1986년 두 번의 대결에서 각각 1승씩을 건진 이들은 1987년 5월 중순, 드디어 세 번째 맞대결을 펼치기 위해 부산 사직구장으로 향한다.
당시 활약한 선수의 실명이 쓰이는 등 실화를 강조하지만, 둘의 명승부를 위해 더 드라마틱하게 각색되기도 했다. 영화 속 버스 방화사건은 1986년 10월 22일 대구 구장에서 벌어진 사건이었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홈팀 삼성이 라이벌 해태에 역전패를 당하자 흥분한 대구 관중들이 해태 선수단 버스에 방화한 것이다.
'인사동 스캔들'(2009년)을 연출한 박희곤 감독 작. 1980년대 야구를 기억하는 관객들에게는 추억에 젖게 할 영화다. 러닝타임 127분, 12세 이상 관람가.
김중기 객원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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