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은 한국인으로서 세계 정상급 미술가 반열에 오른 작가다. '동양의 리처드 세라'로 불리며 뉴욕의 세계적 화랑 페이스 갤러리의 전속 작가로 일본과 프랑스를 오가며 활동하는 그는 런던 테이트모던, 파리 퐁피두센터, 파리 쥐 드 폼 미술관 등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그는 '동양사상으로 미니멀리즘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2002년 호주 아시아 퍼시픽 트리엔날레에서 백남준, 구사마 야요이와 함께 아시아 대표작가 3인으로 선정되는 등 지난 40여 년 동안 현대미술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이 화백은 특히 일본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모노하를 주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모노하는 인간에 의해 조작된 사물, 혹은 사물에 대한 인식을 저버리고 사물 고유의 세계를 보여주고자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도쿄 다마 미술대학을 중심으로 이우환과 함께 세키네 노부오, 스가 기시오, 고시미즈 스스무 등이 활동한 모노하는 1970년대 한국 미술계에 단색화 열풍을 불러일으켰으며 이후 구미에서도 재조명될 만큼 미술사적 사건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이 화백은 1973년쯤부터 일반인에게 잘 알려진 '점에서' '선에서' 시리즈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1990년대 이후 큰 캔버스에 한 개 또는 몇 개의 점을 찍고 나머지 여백은 그대로 두는 '조응' 시리즈를 통해 '최소한의 개입으로 최대한의 세계와 관계하고 싶다'는 작가의 이론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 건립 준비 큐레이터 이달승 씨는 "방향은 서로 다르지만 회화의 가능성을 그 극단에서 질문하였다는 의미에서 이우환과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동일한 교훈을 우리에게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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