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봉(69) 한나라당 국회의원(대구 달서을)이 2일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친박계' 대구경북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 이에 따라 향후 지역 중진의원들의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에서부터 쇄신의 바람이 일어야 한다며 지역 중진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해봉 의원의 변
이 의원은 2일 배포한 불출마 보도자료를 통해 "19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우리 정치가 국민의 사랑을 받는 시대가 열리기를 갈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우리 사회는 세계사에 유례없는 고도성장을 해 온 결과 저출산'고령화'양극화 등 부작용도 전 분야에서 고속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경험과 경륜만으로는 역동성이 부족하고 젊은 패기만으로는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되는 만큼 경륜과 역동성이 조화를 이루는 중용과 중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경북고'서울대를 졸업한 뒤 1968년 행정고시에 합격, 내무관료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대구시장과 체육청소년부 차관을 지낸 이 의원은 지난 1996년 제15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금배지를 단 이후 내리 4선에 성공했다. 그는 4선을 하는 동안 무소속으로 두 번, 한나라당 소속으로 두 차례 총선을 치렀다.
◆파장이 예상되나 일단 관망
정치권에선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영남지역 중진들의 '정치적 결단'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의 중진의원들은 지역구민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국회의원들의 경우 정치인으로서 각자 처한 상황에서 나름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나아가 대구경북 중진들에 대한 일괄용퇴 주장에 대해서는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종근(74) 한나라당 의원(대구 달서갑)은 "조만간 당이 공천기준을 확정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이 의원이) 좀 이른 판단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경륜 있는 정치인으로서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결정을 내리지 않았겠느냐"며 "하지만 개별 정치인들의 판단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박 의원은 유권자들의 의중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공천 방식을 채택할 경우 정정당당하게 나서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홍사덕(68) 한나라당 의원(대구 서구)은 "일을 할 줄 알고 열심히 했던 분이 더 이상 (선출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신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뜻을 나타냈다. 더불어 홍 의원은 자신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선 "(저는) 지금까지 등 떠밀려서 무슨 일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한구(66) 한나라당 의원(대구 수성갑)은 "확실한 기준도 없이 뭉뚱그려서 중진들의 용퇴를 압박하는 행태는 구태정치의 전형이다"며 "개별 정치인의 공과를 두고 옥석을 가리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정치발전"이라고 했다.
특히 이 의원은 "국민들의 정치불신을 무마하기 위한 눈속임은 곤란하다"며 "정도로 가는 것만이 한나라당의 쇄신과 정치발전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상기(65) 한나라당 의원(대구 북을)은 "전혀 압박을 느끼지 않는다고는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각자가 여러 가지 사정이 다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이해봉) 선배가 당을 위해 큰 결단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저의 출마 여부와는 연관지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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