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철새 탐조여행의 계절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귀한 손님, 겨울 철새가 창공에서 펼치는 화려한 군무를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다. 대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철새들의 모습을 자녀와 함께 관찰할 수 있다면, 올해 겨울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다. 겨울의 낭만과 서정을 느낄 수 있는 철새 도래지를 소개한다.
탁 트인 하늘, 수천 마리의 새가 한꺼번에 허공을 박차고 치솟아 오른다. 그리고 화려한 군무를 펼친다. 그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그저 "아!" 하는 탄성만 나온다. 최근 TV 프로그램 '1박 2일'에 가창오리 떼의 화려한 군무가 방영됐다. 그 여파로 철새 탐조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철새 탐조를 가려면 관련기관에 문의해 봐야 한다. 시기를 잘못 선택하면 허탕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의는 한국조류보호협회 02)749-4747.
▶서산 천수만=오리 중에서 가장 작고 아름답다는 가창오리가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벌이는 군무가 일품이다. 충남 서산시와 홍성군 사이 바다 8㎞를 둑으로 막으면서 드넓은 논과 습지가 생겨 철새에게는 천혜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간월호는 철새들로 가득 찼다. 기러기,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바다오리, 논병아리 종류 등이다. 철새들의 움직임은 먹이를 찾아 바삐 날아다니는 일몰 때 가장 활발하다.
▶금강 하굿둑=국내에서 가장 많은 철새가 서식한다. 매년 25만여 마리가 찾아온다. 천연기념물인 황새, 저어새, 검독수리, 원앙고니, 쇠부엉이와 백로, 청둥오리, 흰갈매기 등이다. 군산과 장항을 잇는 1천841m의 금강 하굿둑은 철새 떼를 관찰하기에 좋다. 또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 일대의 길이 5㎞, 폭 100∼200m의 갈대군락지도 장관이다. 겨울 철새와 흔들리는 갈대가 어울린 모습은 장관이다.
▶창원 주남저수지=경남 창원시 동면에 있는 대규모의 저수지다. 1980년대 후반부터 많은 철새가 몰려와 우리나라 주요 철새 도래지로 주목받고 있다. 큰기러기와 쇠기러기가 겨울을 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때로 2천여 마리가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모습을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이 즐비하다.
▶낙동강 하구 을숙도=동북아시아에서 가장 큰 철새 도래지다. 낙동강의 퇴적물이 한데 모여 새들의 먹이가 풍부한 곳이다.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이곳은 대부분이 물새류다. 오리, 도요새, 물떼새, 가마우지, 백로류 등이 주종이다. 간혹 흰꼬리수리도 볼 수 있다.
▶철원 비무장지대=155마일 비무장지대에서 가장 넓은 철원평야는 벼농사를 짓는 곳이다. 철새들은 떨어진 이삭을 먹기 위해 몰려든다. 토교 저수지 등 인근의 담수도 새들에게 좋은 서식환경을 제공한다. 철원평야를 가보면 기러기가 소란스럽게 하늘을 떠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러기는 경계심이 많은 철새다. 이 때문에 사람의 출입이 거의 없는 이곳이 최상의 서식지이다.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도 관찰할 수 있다.
▶강릉 경포호수=겨울철 철새 도래지와 얼음 낚시터로 유명하다. 호수 주변을 나는 청둥오리, 쇠기러기, 백조 등 철새들의 비상과 군무는 멋진 볼거리다. 인근의 선교장과 오죽헌으로 이어지는 민속마을 등도 볼거리다.
▶대호방조제=당진군 석문면 교로리와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리에 걸친 대호방조제는 1984년 11월 준공 이후 겨울 철새들이 날아오기 시작해 이제는 이름난 철새 서식지가 되었다. 특히 대호방조제 중간지점인 초락도와 도비도 일대는 청둥오리를 비롯한 오리류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
▶순천만 갈대밭=국제 보호조류 겸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 등 140여 종이 이곳 수백만 평의 갈대밭 일대에서 겨울을 난다. 또 호주에서 시베리아로 이동하는 도요새들의 중간 기착지로도 알려졌다. 검은머리갈매기, 청둥오리, 쇠오리, 혹부리오리, 저어새, 큰고니, 장다리물떼새 등도 서식한다.
♣탐조여행 시 주의할 점
# 붉은색 옷 착용 피해야
망원경은 필수품이다. 관찰 결과를 기록해 둘 노트와 카메라, 캠코더 등을 가져가면 좋다. 새의 이름도 미리 알아두고, 조류도감을 챙겨 가면 도움이 된다. 또 주로 어두운 새벽이나 추운 겨울에 탐조활동을 하게 되므로 방한복과 방한화, 장갑 및 두툼한 양말 등을 준비하고, 늪지대를 갈 때는 방한 장화도 필요하다. 여기에다 따끈한 물이나 차를 보온병에 담아가면 몸 녹이는 데 요긴하다. 옥수수'밀 같은 철새들의 먹이를 가져가도 좋다. 붉은색 계통의 옷 착용은 금지다. 새들은 경계심이 강하기 때문이다. 후각이 예민한 새가 있으므로 담배를 피우거나 소란을 피우는 일, 짙은 화장이나 강한 향수 등도 피하는 게 좋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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