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김선희 지음/ 예담 펴냄

얼마 전 아들이 엄마를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죽은 엄마는 아들이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업을 갖는 것만이 행복해지는 길이라 믿었다. 또 그것만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라 여겼다. 좋은 성적을 받아오지 않으면 밤새 아들을 때렸다. 초등학교 때부터 하루에 16시간 공부를 시키고, 밥도 책상에서 먹였다. 아들은 자신의 분신이자 아바타였다. 아들은 엄마가 자신을 버릴까봐 두려웠다고 했다.

이 모자간의 갈등은 애초에 자신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결여되어 있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인생의 비극이란 단지 하나의 사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삶의 모든 조건과 '나'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 '나'와 연결되는 모든 관계에 대한 고민이 부재할 때 총체적 난국을 맞게 된다.

이 책은 철학의 출발이 특정한 정보나 지식, 이론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태도란 구체적인 상황에 개입하고 자신을 그 상황과 관련시키는 내면적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스스로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사유의 틀을 갖춰야 하는지 안내하는 것이 바로 철학자들의 지혜이다.

내 삶을 흔드는 10가지 난제에 대응하는 태도와 질문을 곱씹어 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달리 보일 수 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현대인은 인생의 불안과 불확실성을 매순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248쪽, 1만3천800원.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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