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부메랑

부메랑/마이클 루이스 지음/김정수 옮김/비즈니스북스 펴냄

어느 날 갑자기 은행이 망해 예치금을 찾을 수 없다면? 20년 동안 일한 회사에서 하루아침에 해고 통지를 받는다면? 오를 줄 알고 투자했던 부동산 가격이 계속 떨어지기만 한다면? 긴축재정으로 소방관 수가 줄어 불이 났는데도 달려올 소방관이 없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이 상황들은 누군가의 시나리오가 아니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이와 같은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2008년 파산한 아이슬란드부터 그리스, 아일랜드, 독일 그리고 미국까지. 세계적인 경제 칼럼니스트인 마이클 루이스는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재정불량국들의 연쇄부도 사태 이면에 감춰진 실상을 날카로운 시선과 특유의 독설로 분석한다. 급격히 불어나는 국가의 부채가 긴축재정으로 이어지고, 과도한 탐욕, 무능한 정부의 위기 대처능력 부재,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불균형, 포퓰리즘의 폐해 등이 금융 시스템 문제들과 한데 뒤엉켜 결국에는 국가 붕괴라는 엄청난 결과가 초래되는데 이 책은 이런 '국가재정 붕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자신의 자산을 지키고 안전하게 지키려는 독자들에게 일말의 통찰을 제공한다. 그리고 한국 사회와 유사한 사례들을 통해 반면교사를 삼길 촉구하고 있다.

저자는 유럽발 경제위기의 진앙지인 아이슬란드, 그리스, 아일랜드는 물론 해결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독일, 도시 파산문제로 흔들리는 미국을 직접 방문해 그들이 감추고 싶어하는 불편한 진실을 찾아냈다. 저자는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부채'를 지목하고 있다.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개인, 은행, 국가가 빌린 돈은 84조달러에서 195조달러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각국에 불어닥친 금융 쓰나미는 바로 이 '무분별한 부채'라는 것이다. 저리로 빌려 벌인 빚잔치는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와 세계 경제를 위기에 빠뜨렸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287쪽, 1만5천원.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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