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원순과의 수싸움에서도 진 강용석

박 아들 병역비리 의혹 50일만에 사실무근으로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22일 자신이 제기한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반면 박 시장은 강 의원에 대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아들의 MRI(자기공명영상진단) 촬영 결과 그간 강용석 의원이 제기한 병역의혹은 완전한 허구이고 무책임한 정치적 공세임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다"며 명예 훼손에 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서울시 류경기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의혹이 해소된 뒤 "변호인단이 법률적 검토를 거친 뒤 병역 의혹 제기자의 명예훼손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공인이라는 이유로 정보가 유출되고 생활에 제약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무책임하게 동조한 사람들은 모두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하고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모두 받아들이겠다. 약속대로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자신의 의혹 제기가 사실이 아닐 경우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에 앞서 강 의원의 의혹 제기로 박 시장의 아들 주신 씨는 이날 오후 세브란스병원에서 MRI 촬영을 했으며, 그 결과 병무청에 제출한 MRI와 같은 것으로 나왔다고 병원 의료진이 설명했다.

강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저는 주신 씨 본인의 MRI 사진이 아니라고 확신을 했었고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결과이지만 의학적 판단을 존중하고 승복하겠다"며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있었던 인신공격이나 명예훼손에 대해서도 당사자와 국민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법대에 진학해 사법고시 합격, 하버드대 로스쿨 졸업 등 화려한 경력을 쌓은 뒤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돼 39세에 금배지를 단 기대주였다. 하지만 2010년 7월 한 대학생 토론회 식사 자리에서 여자 아나운서를 집단적으로 폄하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새누리당에서 출당 조치되고 국회 본회의에서 제명 징계안을 다루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9월 국회가 제명안을 부결시킨 이후 박원순 시장과 안철수 서울대 교수 등 야권 주요 인사에 대한 '저격수' 활동을 주로 해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강 의원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새누리당에 복당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강 의원은 이날 '19대 총선에 불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나중에 밝히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강 의원이 책임을 진다면 3개월 밖에 안 남은 의원직을 사퇴할 게 아니라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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