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수입차 시장의 주요 소비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구에서 팔린 수입차를 모델별로 집계한 결과 전국 판매량의 10%가량을 대구가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가 국산차 시장에서 통상 전국 판매량 대비 5% 정도의 점유율을 보인다는 점과 비교하면 수입차 판매 비율은 2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특히 지난해 대구에서 인기를 끈 모델 상당수의 가격은 5천만원 이상으로 3천만~4천만원대 모델이 인기를 끈 전국적인 현상과 다소 거리가 있었다. 1억원 이상 모델도 2천 대를 넘어섰다.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있다지만 고가의 수입차 소비에는 적극적이었던 셈으로 잇단 수입차 전시장 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차량등록사업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대구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는 벤츠 E300으로 646대가 팔렸다. 6천990만원인 벤츠 E300은 전국적으로도 7천19대가 팔려 지난해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렸다. 대구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9.2%. 지난해 전국에 팔린 국산차 143만여 대 중 6만3천여 대(점유율 4.4%)가 대구에서 팔렸다는 것을 감안하면 2배 차이다. 벤츠 E300은 특히 지난해 600대 이상 팔리면서 누적 대수 1천259대로 대구에서 가장 많이 타는 수입차 1위에 올랐다. 지난해까지는 렉서스 ES350가 1위였다. 렉서스 ES350은 누적 대수 1천185대로 2위로 물러났다.
10% 안팎의 수입차 점유율은 지난해 대구에서 많이 팔린 모델 전체에서 나타났다. BMW 520d(489대), BMW 528(457대), 아우디 A4 2.0 TFSI 콰트로(327대), 폴크스바겐 CC 2.0 TDI 블루모션(286대)은 전국 판매량 대비 대구에서의 점유율이 각각 7.9, 7.7, 14.9, 13.5%였다. 1억원 이상인 수입차도 2천249대 등록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에 등록된 전체 수입차 3만9천553대의 5.7%다.
이런 현상은 수입차 전시장의 잇따른 대구 진출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BMW MINI와 닛산이 문을 연 데 이어 올해 안으로 도요타가 입점할 것이 확실시된다. 여기에 한성자동차가 중앙모터스 단일 창구였던 벤츠 판매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자동차는 황금네거리 인근에 부지 매입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대구의 알부자들은 웬만한 서울 부자들만큼 자금력이 있는데다가 여전히 소비처로 매력적인 곳이어서 다른 수입차업체들이 전시장 입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포르셰도 대구 전시장 개장 여부를 심도있게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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