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발전? 퇴보? 中 운명 틀어쥔 차기 리더 9명

중국의 미래, 누구에게 달렸나?/양중메이 지음/ 홍순도 옮김/ 강준영 감

"한 해에 10만 건 이상의 집단행동이 발생하는 나라를 어찌 조화로운 사회라고 할 수 있겠는가? 군사비 지출보다 더 많은 비용을 체제 안전 수호에 투입하는 정부를 과연 인민이 옹호하는 안정적인 정부라고 할 수 있겠는가? 중국의 '성공한 올림픽'이니 '안전한 엑스포'도 솔직히 말하면 준군사적 통제로 성공한 것에 불과하다. 돈을 태우듯 쓰면서 인해전술로 진행한 것이다. 절대로 본받을 바가 못 된다."

저자는 중국에 머지않아 정변(=쿠데타)이 일어날 것임을 예측하며, 정치'사회'국제 기류 등의 방면에서 이 추세를 막을 수 없는 이유를 분석했다. 중국은 사회, 경제 발전 속도가 빠른 반면에 빈부 격차가 갈수록 더 벌어져 정부에 대한 불만과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진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국의 고속성장이 심각한 사회 위기를 가리고 있지만 이 위기는 빠르면 10년 안에 반드시 폭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단순히 중국 헐뜯기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은 오랫동안 중국을 연구해온 저자의 학문적 깊이가 이 책에 담긴 탓이다. 저자는 현재 일본의 당대 중국 연구센터 대표이자 미국 하버드대 동아시아연구소 연구원, 미국의 미'중'일 비교 정책연구소 연구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중국이 구 소련처럼 위기에 처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십이다. 위기 상황에서 리더십이 무너진다는 것은 곧 나라가 무너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2년 중국이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 미국, 러시아 등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올해는 권력교체의 해이다. 다만, 선거라는 절차 없이 최고 지도자 간 합의에 의해 권력이 승계된다는 점에서 자유 민주주의 국가와 다르다.

이 책은 오는 10월 열릴 제18차 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중국 정치 지도자 연구의 권위자인 저자가 차세대 지도자 9명을 예측, 분석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지도자를 보면 그 나라의 미래를 읽을 수 있다. 전환점에 선 중국을 이들 차세대 지도자들이 잘 이끌어갈 경우 세계 제2의 경제대국 그 이상의 자리도 차지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큰 불행을 불러올 수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는 시진핑, 리커창, 왕양, 리위안차오, 보시라이, 왕치산, 루야저우, 우성리, 장친성 등 9명이다. 이 9명이 영웅이 될지, 역사의 실패자가 될지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중국의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에 진입하기 위한 권력투쟁은 이미 본궤도에 올랐다.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중 태자당(太子黨)의 맹주 보시라이 충칭시 서기가 왕리쥔 전 충칭시 공안국장의 미국 망명 시도에 책임을 지고 해임됐다. 혁명가 혈통의 태자당은 상하이방, 공천단파(=평민 출신으로 명문대 고학력자로 구성)와 함께 중국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3대 계파 중 하나이다.

어쨌든 이 책에 소개되는 중국 차세대 지도자 9명은 향후 격동의 10년간 역사 무대에서 각각 다른 성격으로 엄청난 역할을 할 것은 확실하다. 특히 류야저우, 우성리, 장친성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군부의 5세대 장군들이다. 어쩌면 한국이 어떻게 중국의 행보에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바로 이들 지도자들로부터 찾을 수 있을 것이다. 336쪽, 1만5천원.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