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라 부를 만하다. 한 쪽은 친박 핵심이라 불리는 현역 의원이고, 다른 한 쪽은 정치 신인이다. 대구 유일의 1대1 맞대결이 벌어지는 달서병 선거구의 구도다.
재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조원진(53) 후보 측은 느긋한 표정이다. 이달 5일 유승민 후보(동을)와 함께 대구에서 가장 먼저 공천을 확정받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천 경쟁자로 권토중래를 노렸던 김석준(60) 전 국회의원마저 출마를 포기하면서 한결 여유가 더 생겼다. 중앙당에서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 대구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조 후보에게 서울 종로나 부산 사상 등 전국적 격전지에 대한 지원 유세를 요청하고 있다.
조 후보 측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대선과 연결된 선거라는 점을 강조할 생각"이라며 "건전한 보수세력의 정권 재창출에 누가 도움이 되는지는 유권자들이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미 FTA에 대한 발언을 스스로 뒤집고 제주 해군기지를 '해적'으로 표현하는 좌파 세력은 국가정체성에도 맞지 않다"며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포퓰리즘에 맞설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벌써 표정 관리에 들어간 조 후보와 한판 대결을 벼르고 있는 민주통합당 김철용(37) 후보는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안다"는 입장이다. 주요 정당 후보 가운데 유일한 30대인 만큼 패기를 앞세워 새누리당 일색의 지역 정서를 부수겠다는 각오다. 185㎝에 이르는 큰 키와 외모 덕분에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는 김 후보는 "김태호 후보와 당은 다르지만 30대에 정치를 시작한 점은 같다"며 "대구가 낳은 민주통합당 대통령이 꿈"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또 "20대와 40대를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내겠다"며 "태어나고 자라고 공부한 대구에 뼈를 묻는 민주당 토종 TK의 대표주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홍보물에서도 차별화를 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새누리당 후보들이 앞다퉈 박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내걸고 있는 것을 비판하면서 할머니를 업은 사진을 '비장의 무기'로 내세웠다. 국민을 업는 '국민의 머슴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대구 달서병 선거구의 승패가 성서에 나오는대로 다윗의 승리가 될지, 아니면 '신화는 없다'로 귀결될지도 이번 선거전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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