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NO 이동통신서비스로 통신비 다이어트 해볼까.'
'반값 이동통신서비스'로 알려진 MVNO(가상이동통신망 사업자)가 주목받고 있다.
MVNO 사업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존 이동통신사업자의 통신망을 빌려 통신서비스를 재판매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국케이블텔레콤(KCT), CJ헬로비전, 온세텔레콤 등이 서비스하고 있다.
MVNO의 장점은 기존 통신사의 망을 이용해 통화품질은 유지하면서도, 통신망 관리비와 유지비가 들어가지 않아 통신요금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4세대 LTE 서비스 등의 등장으로 통신요금에 부담을 느끼는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상당수 MVNO로 옮겨가고 있다.
◆MVNO, 얼마나 쌀까?
MVNO도 사업자가 여러 곳이고 요금제가 다양한 만큼 요금도 차이가 난다. 대체로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SMS) 등의 이동통신서비스 사용량이 적은 이용자일수록 MVNO에 가입하면 할인 폭이 크다. 대부분의 MVNO 서비스가 기본요금은 이통사에 비해 저렴하지만 초당 통화료는 비싸기 때문이다.
기존 이통사에서 표준요금제로 음성 250분과 SMS 250건을 이용할 경우 4만3천원의 요금이 나온다. MVNO 사업자인 KCT에서 같은 음성과 SMS를 사용하면 요금은 2만5천으로 42%가량 저렴하다.
이통사에서는 음성과 SMS를 묶어놓거나 여기에 데이터 서비스까지 포함된 요금제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기 때문에 이용자의 서비스 사용 행태에 따라 요금 할인 폭은 달라진다. 본인의 음성, SMS, 데이터 등의 월 사용량을 파악하면 각 MVNO 사업자의 홈페이지를 통해 요금을 비교해볼 수도 있다.
MVNO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이용섭(45) 씨는 "데이터 서비스는 거의 이용하지 않고 음성과 메시지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적게 이용하는 편이지만 통신요금이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며 "지난 연말 KT망을 이용하는 MVNO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기존 4만~5만원 나오던 요금이 2만~3만원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전파 사용료 유예로 경쟁력 살아나는 MVNO
3월 기준 MVNO 가입자 수는 45만 명가량으로 추산된다. KT의 통신망을 빌리는 CJ헬로비전, 에넥스텔레콤, 프리텔레콤, 에버그린모바일 등의 가입자가 34만5천 명, SK텔레콤과 함께 서비스하는 KCT, 아이즈비전, KICC, 유니컴즈 등의 최근 가입자가 10만 명을 돌파하면서 3달 만에 2배로 껑충 뛰었다.
45만 명은 전체 이동통신시장에서는 미미한 숫자지만 초기 MVNO에 대한 인지도 부족과 100%가 넘는 휴대폰 보급률을 고려하면 의미가 크다.
4월부터는 가입자 증가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MVNO 관련 각종 지원과 함께 이용자들을 위한 새로운 제도 도입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물가안정 압박으로 통신요금 절감 차원에서 MVNO 활성화 정책을 내놓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MVNO 사업자의 전파 사용료를 3년간 유예하고 국제로밍, 컬러링, 와이파이 등 부가서비스를 확대하는 등의 정책을 수립했다.
MVNO는 가입자 1인당 분기별로 1천800원의 전파 사용료를 내야 한다. 3년간 전파 사용료가 유예되면 MVNO 경쟁력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도 지원사격, 차별화된 요금제도 출시
MVNO가 도입되기 전에는 기존 이동통신사가 시장 잠식을 우려해 경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이들도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우선 다음 달 2일부터 SK텔레콤 통신망을 이용하는 MVNO 서비스에 가입할 때 휴대폰 번호를 바꾸지 않아도 된다. 이전까지 번호를 변경해야 하는 점 때문에 가입을 꺼려 했던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방통위는 이동통신 3사에서 쓰던 번호를 유지한 채 MVNO로 이동할 수 있는 번호이동제를 시행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SK텔레콤은 선불 유심(USIM'가입자 인증 식별 모듈)을 다른 이동통신사 전용기기에서도 쓸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SK텔레콤 전용으로 출시된 기기만 이용할 수 있었다. SK텔레콤 측은 이런 제도가 시행되면 MVNO 사업자들이 기기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MVNO 사업자들도 색다른 요금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저렴한 가격만으로 이통사와의 차별화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5월부터 MVNO 서비스를 시작하는 온세텔레콤은 선'후불 요금제 결합상품 '패밀리폰'을 출시한다. 자녀의 경우 요금 상한선이 있는 선불폰을 이용하고 부모는 후불폰을 이용하는 결합상품이다.
국제전화 경험을 살려 '국제전화폰'도 기획하고 있다. 국제전화 요금제를 만들어 요금제가 비쌀수록 무료통화 시간을 차등 지급한다.
지난 1월 MVNO 사업을 시작한 CJ헬로비전은 CJ그룹의 콘텐츠를 활용한다. CJ헬로비전은 '슈스케폰(슈퍼스타K폰)' 'CGV폰' '엠넷폰' 등 특화된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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