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여자를 몰랐던 시인, 구르몽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 되리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너무나 유명한 레미 드 구르몽(1858~1915)의 시 '낙엽'이다. 그가 '시몬'이라는 여성을 위해 많은 시를 썼기에 로맨티스트인 것 같지만 연애와는 담을 쌓은 남자였다. '시몬'은 그의 머릿속에만 들어 있는 상상 속의 여인이다. 저 멀리서 여자를 바라보면서 쓸쓸함과 고독함을 토로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1858년 오늘, 프랑스 노르망디의 명문가에서 태어나, 국립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며 문학 공부를 했다. 26세 때 결핵을 앓아 얼굴이 추해지면서 아무도 만나지 않고 파리의 아파트에서 홀로 지냈다. '금욕은 성적 일탈 가운데 가장 기묘한 것'이라고 할 정도로 고독했다. 그의 작품에는 시보다는 상징주의 문학평론, 소설이 훨씬 많다.

그가 남긴 남녀와 사랑에 관한 명언도 흥미롭다. '남자는 사랑을 사랑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여자를 사랑하는 것으로 끝난다. 여자는 남자를 사랑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사랑을 사랑하는 것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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