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가족 이야기] 며느리의 고마운 선물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어머니 저희 왔어요. 빨리 문 좀 열어주셔요." 현관 초인종 소리와 함께 며느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급하게 문을 열어 보니 둘째 아들 내외가 큰 도자기를 안고 서 있는 것이었다. "아이구 둘째야 벌써 다 만들었냐?"하면서 너무 반가운 나머지 무거운 줄도 모르고 한참을 쳐다보았다.

며느리가 도자기 공예를 배운지 거의 3년이 다되어 가는데 올 설날 때 "어머니 쌀독하나 만들어 드릴까요?"하길래 "그럼 내야 좋치"하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얼마 전 "어머니 만들기 시작했어요"하더니 벌써 이렇게나 빨리 만들어 올 줄 몰랐다. 결혼할 당시만 하더라도 너무 야위어서 반대 아닌 반대를 조금 했었는데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매사 똑 부러지게 일도 야무지게 잘하고 맏딸이어서 그런지 책임감도 강했다. 작년에 아들의 직장 이동으로 경기도 쪽으로 이사를 갔는데 그 장거리를 뒷좌석에 앉아 거의 비스듬히 끌어안다시피해서 가지고 왔다고 하니 참 고맙고 미안하기까지 했다. 얼마 전에도 내가 감기가 걸려 요즘 밑반찬도 거의 바닥이 났다고했더니 또 이것저것 만들어서 택배로 보내준 정 많은 며느리다. 아들만 있어서 그런지 예전부터 며느리를 딸같이 생각해야지 했는데 이제는 어느 딸도 이 정도해줄까 싶을 정도로 살갑게 하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고부 간 갈등이니 이런 말은 우리 집과는 별개여서 참 다행이다 싶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 하지만 솔직히 더 정이 가는 건 인지상정인 것 같다. 자랑하고 싶어 매일신문에 보낼란다 하며 도자기랑 같이 사진 찍을 걸 권유했지만 한사코 사양하며 얼굴을 붉히는 예쁜 내 며느리, 고맙고 사랑한다. 요즘 젊은 부부들 사이에 딸 바보란 말이 유행이던데 나는 며느리 바보인가 보다.

박용이(대구시 북구 태전동)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환단고기' 발언에 대해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의견을 요청하며 토론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한동훈 전 국민...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비보이 신화로 불리는 댄서 팝핀현준이 백석예술대학교 실용댄스학부에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사임하며 사과했다. 방송인 박나래는 전 매니저의 주장에 따...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