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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화가 길 걷는 79세 농부 이해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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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호 옹이 그린 자화상.
이해호 옹이 그린 자화상.

"나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대구 달서구 신당동에 사는 이해호(79) 어르신. 대구 토박이로 지금껏 농사를 지어온 그가 그림 그리기로 새로운 인생을 열고 있다. 이전에도 그는 틈틈이 신문과 잡지에 글을 투고하는 과학자, 민속학자, 고고학자의 삶을 살아왔다

10여 년 전부터 독학으로 그림을 그려 미술전에도 여러 번 상을 받은 그는 이제 몇 점만 더 보태면 초대작가가 된다고 자랑한다.

"오늘은 신당초등학교 어린이 초상화를 그려 줬어." 며칠 전 보따리를 들고 대구도시철도 2호선 신당역을 막 나오는데 초등학생이 다가와 보따리를 들어주어 얼마나 고맙던지 손자같이 귀엽고 해서 그림을 그려 주었단다.

그는 시간 보내기에 제일 좋은 게 돈도 별로 안 드는 그림 그리기라고 예찬했다. 그의 안내에 따라 큰방 화실로 들어가니 수백 점의 그림이 방 안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어르신은 전시회도 꿈꾸고 있다. 몇년 후에 초대작가가 되면 생애 첫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는 것.

이 밖에 어르신은 작년에 대구 주변 지역의 전설과 구전민요 등을 모아 '버려진 낟알을 찾아서'란 증보판 책을 내기도 했다.

'버려진 낟알을 찾아서'는 사라져 가는 농민들의 농사짓는 모습과 대구경북 마을 이름 및 지명에 얽힌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엮어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대구의 지명 중 '반고개' 이름은 잘못됐어요. 교통표지판에는 '반고개'로, 버스 안내판에는 '밤고개'라고 적혀 있어요. 반(半)이나 밤(栗)이 아닌 방(榜)이 맞는 '방고개'라야 맞습니다."

그는 또 창녕 하왕산 갈대제를 '억새제'로 고치는데 기여했다. 밀양의 얼음골 규명에도 나서 신비스런 자연현상을 4년 만에 밝혀내기도 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니 정말 행복해요." 어르신은 자신이 그린 자화상을 보여 주며 활짝 웃었다.

글'사진 안영선 시민기자 ay5423@hanmail.net

멘토:김동석 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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