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문경에 부는 화합바람

"이제는 문경에서 지긋지긋한 '지역갈등'이라는 단어가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최근 10년간 지역 정치인들 간의 갈등으로 편 가르기가 고착화된 문경에서 4'11총선과 문경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새누리당 이한성 국회의원과 고윤환 시장후보가 동시에 당선됐다.

'지역갈등 종결'과 '문경의 화합'은 선거기간 동안 각 후보자의 최우선 화두였으며 유권자들의 큰 바람이었다. 이 같은 구도를 만들어준 유권자들은 이제야 국회의원과 시장이 협력관계가 돼 지역화합무드 조성의 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문경지역은 10년 동안 반목과 질시로 일관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의원과 시장과의 갈등, 전임 시장과 현 시장의 갈등, 시의원들까지 국회의원과 시장을 중심으로 갈라서 날선 대립각을 보여왔다. 시민을 담보로 한 이들의 대립으로 시민들은 오랜 기간 피로감을 호소해왔다.

하지만 선거 다음 날 갈등의 주역인 승자 이한성 의원과 패자 신현국 전 문경시장의 첫 화합무드가 조성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 전 시장은 12일 "지역 유권자들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이 의원과 고 시장의 시정추진에 적극협조하겠으며 선거과정에서 빚어진 각종 고소, 고발 건을 모두 취하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도 "신 후보에게 위로를 보낸다. 지역화합을 위한 것이라면 어떤 노력과 양보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하는 등 양측 간 본격적인 해빙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같은 날 열린 문경시장 취임식에서 지역 국회의원이 축사를 하면서 시장과 서로 호흡을 맞춰 문경발전을 앞당기겠다고 약속하는 모습도 그간 문경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도 있다. 선거결과만 가지고 화합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상당수 시민들은 오랜만에 찾아온 지역 화합무드를 더욱 견고히 다지기 위해서는 보여주기식 화합이 아닌 네 편, 내 편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주민화합책도 서둘러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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