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침묵했던 타선의 폭발로 시즌 첫승을 신고했다.
삼성은 12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장단 12안타를 집중시키며 10대2로 승리했다. 전날 KIA 마운드에 1안타로 묶인 삼성 타선은 이날 화끈한 방망이 쇼로 분풀이를 했다.
개막 3연패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삼성에 기운을 불어넣은 건 지난해 2군에서 땀을 흘리며 기회를 엿봤던 무명의 김헌곤이었다. 그는 개막을 앞두고 갑작스런 박한이의 부상 때문에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설레며 기다렸던 1군 무대. 그러나 7일 LG전에 대타로 처음 들어선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고 11일 KIA전엔 대수비로 잠깐 그라운드를 밟았다.
기회는 위기에서 찾아왔다.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7번 타순에 배치된 김헌곤은 2회 박석민과 강봉규가 볼넷과 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긴장되는 순간이었지만 KIA 선발투수 박경태의 볼 2개를 고른 김헌곤은 3구째 한가운데로 몰린 공을 힘껏 때려 좌측 펜스를 직접 맞는 2루타를 만들었다. 주자들은 모두 홈을 밟아 삼성은 역전에 성공했다.
삼성은 1회말 KIA 안치홍에게 홈런을 맞아 기선제압을 당했다. 이런 분위기서 곧바로 역전을 일궈낸 김헌곤의 한 방은 침묵하던 삼성 타선에 불을 지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KIA 투수 조태수의 폭투를 유도해, 2루 주자 박석민이 홈을 밟는 데 기여한 김헌곤은 이날 삼성의 승리를 불러온 '행운아'였다.
영남대를 졸업, 2010년 말 삼성에 입단한 김헌곤은 지난해 주로 2군에서 뛰면서 1군에 들락날락했다. 2군에선 맹타를 휘둘렀지만 1군 성적은 12타수 1안타가 전부였다. 지난해 이영욱(상무)을 대신해 스프링캠프에 지각 합류한 그는 올해도 코칭스태프의 건의로 겨우 전지훈련행 비행기에 올라 1군 진입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렸다. 류중일 감독으로부터 "전지훈련 MVP는 김헌곤이다"는 평가를 들었던 그는 손꼽아 기다려왔던 1군 선발 출장에서 보란 듯 닦은 실력을 선보였다.
삼성은 2회 3득점하며 터닝 포인트를 잡은 뒤 KIA 마운드를 융단 폭격해 대거 10득점했다. 박석민은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곁들여 2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고, 이승엽은 첫 2루타를 신고했다.
마운드에선 메이저리그 10승 투수 탈보트가 6이닝 4피안타(1홈런)로 2실점하며 상큼하게 데뷔무대를 장식, 올 시즌 팀의 첫 승리투수가 됐다.
한편 삼성은 13일부터 넥센을 대구 홈으로 불러들여 3연전을 갖는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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