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1만 1천363개 초'중'고 재학생 전수설문조사 결과, 학교 폭력에 피해를 당했다고 답한 학생이 16만 7천 명이었다. 중학교가 제일 심했고, 초등학교, 고등학교 순이었다. 이번 설문의 회수율이 25%임을 고려하면 약 67만 명이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 한 명 이상이 학교에 일진이 있다고 대답한 학교가 84%인 9천579개교였고, 이 가운데 100명 이상 답한 학교도 656곳이나 됐다. 대구는 21.4%, 경북은 23.6%가 학교에 일진이 있다고 답했다.
일진이 있다는 것은 학교 폭력이 만연해 있을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실제로 최근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자살한 학생이 재학한 영주의 모 중학교는 68%가 학교에 일진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교과부의 학교 정보 공시 사이트인 '학교 알리미'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피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 상위 60곳 중 34곳에서는 학교 폭력 심의 건수가 한 건도 없었다. 이는 학교가 학교 폭력 사례를 은폐했거나, 축소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학교 폭력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고 널리 퍼져 있었다. 피해 학생이 많은 상위 20개교의 초'중학교는 학교당 100명을 넘어선다. 이렇게 많은 학생이 학교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지금까지 방치됐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교육 당국은 학교 폭력 뿌리 뽑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피해 사례가 많은 곳은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전수조사를 하지 못한 학교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에 빨리 나서야 한다. 또 학교도 은폐, 축소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학교 폭력 실태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가정, 교육 당국과의 유기적인 협조로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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